한일, 셔틀외교 본격화…과거사 '인도적 협력'으로 새 장 열어

연K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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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달 전 수정 · 2026년 1월 13일 오후 7:33

발행: 2026년 1월 12일 오후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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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나라현 정상회담은 셔틀외교의 본격화를 알렸습니다. 과거사 문제는 인도적 협력으로 접근해 DNA 감정을 합의했고, 경제안보·AI 협력부터 청년 교류 확대까지 포괄적인 미래 협력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60년'을 함께 열어가기로 한 이번 회담은 한일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파격적인 환대가 보여준 변화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 나라현에 도착했을 때, 숙소 앞에서 그를 맞이한 건 호텔 관계자가 아닌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본인이었습니다. 이례적인 장소에서 이뤄진 파격적인 영접은 이번 정상회담이 단순한 형식을 넘어선다는 신호로 읽혔죠. 두 정상은 회담장에서도 태극기와 일장기에 각각 목례를 하는 등 상대방에 대한 깊은 존중을 보여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이는 과거 갈등 관리에 머물렀던 관계가 신뢰와 유대를 기반한 셔틀외교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이번 방문을 셔틀외교의 발전 단계로 평가하며, 양국 정상이 잦은 만남을 통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협력 구조를 구축하려는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과거사 문제를 다루는 접근법에도 뚜렷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양국 정상은 1942년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당시 희생된 조선인 근로자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사과와 책임 논쟁보다는 인도적 협력을 통한 실질적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겁니다. 와세다대 박상준 교수는 이번 합의가 갈등 관리에서 협력적 해결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언급하며, 작은 걸음이지만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제안보에서 청년 교류까지, 협력의 지평을 넓히다

회담의 실질적 성과는 경제와 미래 세대 협력 분야에서 두드러집니다. 양국은 기존의 교역 중심 협력을 넘어 경제안보, 과학기술, 국제규범 형성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 협력과 지식재산 보호, 그리고 스캠 범죄 등 초국가적 범죄에 대한 공동 대응 체계를 제도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과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한일이 공동의 전략적 이익을 모색하고 있다는 방증이죠. 외신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 등 대외적 불확실성에 대한 공동 대응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사회 전반의 협력도 강화됩니다. 저출생·고령화, 국토 균형 발전, 농업, 방재, 자살 예방 등 한일이 공통으로 직면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체를 통해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연간 1200만 명에 달하는 상호 왕래를 바탕으로 청년 세대와 전문 인력 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출입국 절차 간소화, 수학여행 장려, 기술자격 상호 인정 범위 확대 등은 미래를 이끌 세대 간 유대를 강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새로운 60년을 향한 공동의 걸음

이번 회담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60년’을 시작하자는 데 양국 정상이 뜻을 모은 자리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복잡한 국제 질서 속에서 한일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다카이치 총리는 관계를 “한층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조를 재확인하는 한편,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도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특히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고조되는 지역 정세 속에서, 이 대통령이 동북아 한중일 3국 협력의 필요성을 언급한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회담 장소인 ‘나라’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자, 지명이 한국어 ‘나라(나라)’에서 유래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상징성을 지닙니다. 두 정상은 이곳에서 백제 문화의 영향을 받은 호류지를 함께 방문하며 문화적 동질감을 재확인하기도 했죠. 일각에서는 배우자 동반 친교 일정이 구성되지 않은 점을 아쉬워하기도 했지만, 이는 다카이치 총리의 배우자인 야마모토 다쿠 전 중의원의 건강 문제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든 일정이 ‘관계 개선’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설계된, 세심한 외교적 행보였다는 평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