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100주년, 광장에서 만난 한글
제580돌 한글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 일대가 한글로 물들었습니다. 종로구는 11일까지 광화문스퀘어 전광판에 '한글을 읽다, 한국을 만나다' 미디어아트를 선보이는데요. 매시 9분마다 60초 영상이 송출되며 윤슬, 하늬바람, 여우비, 꽃보라, 해거름, 미리내라는 여섯 단어가 사계절 풍경과 함께 등장합니다. 글자를 읽는 일이 계절을 느끼는 경험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한 겁니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제17회 휘호대회도 열렸습니다. 사전 예선을 통과한 400명이 두루마기를 입고 2시간 동안 작품을 완성했는데요. 참가자 100명은 20여 개국에서 온 외국인입니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재현한 형식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브랜드들이 한글을 입는 방식
유통과 패션업계도 한글날을 마케팅 소재로 활용했습니다. 29CM는 국립한글박물관과 손잡고 성수동에서 '모든 마음 곁에, 한글' 팝업을 열었는데요. 청구영언의 시조 문장을 생활용품으로 재해석한 21개 브랜드가 참여했습니다.
W컨셉은 6년 만에 남성 전문관을 개편하며 30~40대를 겨냥한 세 가지 스타일을 제시했고, 이랜드 스파오는 교보문고와 시인의 문장을 담은 파자마와 담요를 내놨습니다. 헨리코튼은 낚시에서 영감을 받은 14종을, LF 닥스골프는 영국 전통 사냥복을 재해석한 패딩으로 매출 15%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한글이 브랜드의 이야기를 전하는 도구로 자리 잡은 셈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은 기념 영상 '한글, 세상을 담다'를 공개하며 타자기와 컴퓨터, 휴대전화로 이어지는 입력 방식의 변화를 조명했습니다.
기록과 배움으로 이어지는 한글
세종시에서는 9일부터 사흘간 세종한글축제가 열립니다. 푸드트럭과 팝업스토어에 다회용기 15만 개를 지원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약 2톤 줄일 계획입니다. 미래엔은 호수공원에 '미래엔 한글마당'을 마련해 교과서 전시와 독해 체험, 손글씨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한글의 기계화 역사를 돌아보는 자리도 마련됐습니다. 1914년 제작된 이원익 타자기 복원품이 처음 공개되고 시대별 한글 타자기 40여 점이 함께 전시됐는데요. 한글이 기계와 디지털 환경에 적응해온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행사들은 한글의 가치를 되새기는 동시에 세대별 향유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