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운전자가 만든 참변
10월 12일 오전 11시 50분쯤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사거리에서 90세 남성 A씨가 몰던 승용차가 앞서 가던 오토바이와 택시를 잇달아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4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고, 택시 운전자를 포함해 2명이 다쳤습니다. 교통량이 많은 사거리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이라 충격이 컸습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차가 말을 듣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음주나 약물 복용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들여다보는 지점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브레이크 결함 주장이 사실인지, 아니면 운전자 과실이었는지입니다. 이를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량 사고기록장치 분석을 맡겼고, 폐쇄회로 영상과 블랙박스도 함께 살피고 있습니다. 기록장치에는 사고 직전 속도와 제동 여부, 가속 페달 조작 등이 남아 있어 진술의 진위를 가릅니다.
일부 목격담과 영상에서는 차량이 급가속한 정황이 언급되기도 했지만, 경찰은 분석 결과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고령 운전, 다시 도마 위에
이번 사고는 고령 운전자 문제를 다시 소환합니다. 90세 운전자가 도심에서 차량을 몰았다는 사실 자체가 논쟁의 불씨입니다. 고령 운전 면허 제도를 둘러싼 논의는 그간 여러 차례 이어져 왔습니다. 사고 원인이 차량 결함으로 밝혀지든 운전자 과실로 드러나든, 연령과 운전 능력을 어떻게 볼 것인지는 별개의 쟁점입니다.
전문가들은 개별 사고만으로 특정 연령대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다만 고령일수록 반응 속도와 상황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조건부 면허나 정기 적성 검사 같은 보완 장치를 두고 논의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경찰은 분석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