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와 조직 신설로 속도
일본 정부가 무기 수출 확대를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위성 산하 방위장비청에 수출 촉진과 사후관리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조직은 ‘방위장비 이전 3원칙’ 운용지침 개정 이후 출범할 예정이다. 3원칙은 2014년 도입된 뒤 구난·수송·경계·감시·소해 등 5가지 용도로만 무기 수출을 허용해왔다. 그러나 일본은 이 제한을 내년 상반기 중 폐지할 계획이다. 수출 용도 제한이 사라지면 호위함, 항공기 등 정기 점검이 필요한 장비도 해외에 팔 수 있게 된다.
방산업계는 오랫동안 규제 완화를 요구해왔다. 일본의 방위산업은 자위대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생산 규모가 작고, 연구개발(R&D) 투자도 제한적이었다. 규제 완화와 조직 신설은 방위산업을 ‘성장 동력’으로 키우려는 일본 정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EU와의 협력 강화, 공동개발로 시장 넓힌다
수출 확대를 위한 또 하나의 축은 유럽연합(EU)과의 협력이다. 일본은 EU의 방위산업 지원 프로그램 ‘유럽안전보행동(SAFE)’ 참여를 공식 타진했다. SAFE는 드론, 미사일 방어 시스템 등 첨단 무기 개발에 융자 지원을 하는 제도로, 우방국도 참여할 수 있다. 일본은 이미 EU와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다.
EU는 러시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총 8000억 유로 규모의 ‘유럽 재무장’ 계획을 추진 중이다. SAFE는 그 일환으로, 일본이 참여하면 EU의 자금을 활용할 수 있고, 유럽 시장 진출의 발판도 마련된다. 일본은 자국산 부품 비중 제한 완화 등을 협의할 방침이다. 한국과 캐나다도 SAFE 참여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다자간 방산 협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군사 대국화? 우려와 기대가 공존
일본의 무기 수출 확대 정책은 국내외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평화헌법’ 정신에 반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과거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일본이 무기 수출을 확대하면 지역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국제사회에서도 중국, 한국 등 주변국이 일본의 군사력 강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규제 완화가 방위력 강화와 동맹국 지원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중국의 군비 확장과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미국 등 우방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방위 산업을 성장시키고, 국제 안보에 기여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으로 일본은 무기 수출 규제 완화와 함께 수출 지원 조직을 가동하고, EU와의 협력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방산 수출이 일본의 새로운 경제 동력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주변국의 반발을 키울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