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시대… 은행 자본비율 '적신호', 내년에도 고환율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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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달 전 수정 · 2025년 12월 31일 오전 11:24

발행: 2025년 12월 31일 오전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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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1,422.16원, 연말 1,439.50원으로 마감하며 1,400원 시대에 진입했다. 환율 변동성 확대는 은행권의 위험가중자산 증가와 자본비율 압박으로 이어졌고, 개인 투자자들은 환차손 우려로 국내 복귀를 고민 중이다. 수출입은행은 내년 말 환율 1,400원, 금리 하락 제한적, 성장률 1% 후반대 등으로 전망했다.

1,439원으로 마감한 2025년

2025년 원-달러 환율은 12월 30일 야간 거래에서 1,439.50원에 마감했다. 국가적 난관 없이 1,400원을 넘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올해 환율은 연초 1,473.0원에서 시작해 새 정부 출범 후 1,35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후반 들어 1,484.9원까지 치솟았다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다시 내려왔다. 연평균 환율은 1,422.16원으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환율과 고변동성은 올 한해 외환시장의 키워드였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가동, 해외 주식 매도 시 세제 혜택 부여 등으로 환율 안정을 꾀했지만, 변동성은 여전히 높았다. 연말에 들어서도 달러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환율은 다시 상승세를 탔고,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일시적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1,400원대에서 마감하면서 내년에도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 자본비율에 불어온 찬바람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은행권의 위험가중자산(RWA)이 확대되고 있다. 선물환 거래 포지션 평가 변동폭이 커지면서 RWA가 증가하고, 이는 자본비율 관리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수출입 기업의 환 헤지 거래에서 환차익이 발생하면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평가액이 늘어나 RWA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실제 손익 변동폭은 크지 않지만 자본비율에 부담이 된다"는 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외화조달 비용 상승도 또 다른 부담이다. 고환율 속 달러 조달 금리와 스와프 비용이 커지면서 외화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외화대출·투자의 채산성을 낮춰 자본 여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지주들은 보통주자본(CET1) 비율 유지와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환율 변동성은 이런 목표 달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2026년 전망: 1,400원대 고착, 금리 하락 제한적

수출입은행은 내년 말 원-달러 환율을 1,400원으로 전망했다. 미국 달러화 약세와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관세 정책, 에너지 수입 증가, 현지 투자 의무 등이 원화 가치 상승을 제약할 것으로 분석했다. 달러인덱스는 내년 말 96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환율은 금리 하락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고환율과 부동산 시장 과열 등의 부담으로 금리 인하 폭을 크게 늘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실질 GDP 성장률은 1% 후반대, 수출 증가율은 2.5% 내외로 전망됐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방위산업, 바이오, 자동차 부품 등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해외 건설, 배터리, 석유화학 등은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자들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개인 투자자들은 환차손 부담으로 해외 투자에서 손을 떼고 국내 복귀를 고민 중이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와 실적 모멘텀을 보고 지난주 코스피 현물을 4조 3천583억원 순매수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외국인 투자 유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내재변동성이 높아질 경우 기계적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고한다.

2025년은 환율이 1,400원 시대에 진입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변동성은 금융권과 투자자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고, 내년에도 이러한 흐름은 크게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산업 모멘텀과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일시적인 반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