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 문 닫는 인터넷은행
코스피가 7,000선을 돌파하며 시장이 들뜬 요즘, 은행권은 심상찮은 분위기입니다.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열풍이 거세지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마이너스통장 판매를 일시 중단하거나 대출 한도를 대폭 줄이며 가계부채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사실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대출 규제가 덜하다는 인식 때문에 이번 조치 이전까지 빚투 수요의 주요 경로로 꼽혔습니다.
카카오뱅크는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기존 2억 4,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낮췄고, 사용률이 낮은 계좌는 연장 시 한도를 최대 20% 삭감하기로 했습니다. 토스뱅크는 신용대출 한도를 3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마이너스통장은 1억 5,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각각 축소했습니다. 케이뱅크는 더욱 강도 높게 다음 달 말까지 신규 마이너스통장 판매 자체를 멈추기로 결정했습니다.
코스피 급등과 맞물린 대출 수요
이번 대출 조이기는 결코 갑작스러운 조치가 아닙니다. 지난 5월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한 달 사이에 2조 2,500억 원이나 불어나 108조 7,654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 역시 43조 3,860억 원으로 한 달 만에 2조 1,000억 원 이상 증가했는데요. 특히 급여일 이후 상환되는 통상적인 패턴과 달리 지난달 말에도 잔액이 순증했다는 점에서 투자 자금으로 유입된 정황이 뚜렷합니다.
증시 과열의 또 다른 신호도 포착되었습니다. 지난 9일에는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10.5%까지 치솟았고, 이달 하루 평균 미수금 규모는 1조 5,000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하고 은행들의 자율적 관리를 주문했습니다.
대출 문턱 높아지는 후폭풍
시중은행들 역시 KB국민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이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1억 원으로 제한하는 등 대출 규제에 동참했습니다. 우리은행은 대출비교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신용대출 접수까지 중단하며 온라인 대출 채널도 죄었습니다. 하지만 은행권 대출이 막히면서 일부 수요자들이 고금리 카드론이나 제2금융권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넷은행들도 곤혹스러운 상황입니다. 토스뱅크의 경우 가계대출 비중이 91.1%에 달할 정도로 신용대출 의존도가 높아 이번 규제가 수익성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인터넷은행들은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나 비이자이익 다각화 등 새로운 성장 공식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들이 대출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별도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