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참석, '국가의 부재'를 인정하다
2026년 10월 29일 오전 10시 29분, 참사가 시작된 시각에 맞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이태원 참사 4주기 기억식이 열렸습니다. 유가족과 시민 등 약 1,000명이 참석했고,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 35명도 함께했습니다.
가장 눈에 띈 건 이재명 대통령의 첫 참석이었습니다. 정부 추모 행사는 두 번째지만 현직 대통령이 나선 것은 처음입니다. 대통령은 "국가가 책임을 다했다면 그날은 평범한 하루였을 것"이라며 "국가의 부재와 방임으로 국민이 억울하게 희생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160명의 희생 앞에 '국가가 없었다'는 사실을 직접 인정한 셈입니다.
진상규명과 생명안전기본법
정부는 진상 규명의 고삐도 조이고 있습니다. 참사 진상규명법을 개정하고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간을 내년 9월까지 연장했는데요. 대통령은 "단 하나의 의문도 남지 않도록 진실을 밝히고 재발 방지로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제도적 장치도 마련됐습니다. 국민의 안전권을 기본권으로 명시한 생명안전기본법이 오는 12월 3일 시행됩니다.
재난안전법·안전영향평가와 연계해 사망자 15개 분야를 상시 관리하고, AI와 공공데이터로 안전 취약계층을 사전에 찾아냅니다. 피해자 권리 구현과 국가안전사고조사위원회의 독립성 확보도 담겼습니다. '수많은 눈물과 고통 위에 만들어진' 법인 만큼, 관건은 실행력입니다.
남은 과제와 유가족의 목소리
유가족들의 요구는 여전합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참사의 진상을 온전히 밝혀 유가족의 한을 풀어줄 정부로 기록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책임을 성역 없이 밝히는 것이 희생자를 기리는 길이라고 강조합니다.
반면 유가족을 향한 2차 가해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입니다. 지난 4년간 경찰이 255건을 수사했지만 공소로 넘어간 건 90건, 그중 11건은 불기소나 기소유예로 끝났습니다. "방치와 수수방관"이라는 유가족의 비판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매일 딸의 빈방을 찾아 인사하는 어머니, 쓰지 못한 효도 쿠폰을 간직한 아버지도 있습니다. 4년이 지났지만 이들의 일상은 그날에 멈춰 있습니다. 추모식은 끝났지만 진실 규명과 회복은 이제 시작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