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점의 유리함도 넘지 못한 AI의 벽
7월 17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특별한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세계 바둑 랭킹 1위 신진서 9단과 인공지능 프로그램 카타고가 '쎈수학·한경 기신전'을 통해 10년 만에 재대결을 벌인 것인데요. 이번 대결은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마련된 인간 최고수와 AI의 맞대결로 바둑계의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경기는 신진서 9단이 두 점을 미리 깔고 시작하는 접바둑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약 18집의 우세를 확보했고, AI 분석 결과 승률은 99%에 달했는데요. 하지만 이런 유리한 조건 속에서도 245수 만에 불계패를 당하며 인공지능의 높은 벽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두 점의 접바둑 이점을 안고도 인간 최강자는 AI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예상 밖 변칙수에 무너진 포석
대국 초반부터 카타고는 전례 없는 변칙수를 내놓았습니다. 첫 수를 좌상귀 화점에 두더니, 이어 우상귀에 세 칸 높은 걸침 수를 던지며 신진서 9단을 당황시켰는데요. 해설을 맡은 홍민표 국가대표 감독조차 평생 처음 보는 수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신진서 9단은 대국 후 인터뷰에서 한 달간 준비한 게 한 수에 날아갔다며 아쉬움을 터놓았습니다. 중반까지는 13집 안팎의 우위를 지켰으나, 102수째 중앙 대마를 노린 공격이 무리수로 돌아가며 형세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AI가 던진 한 수에 한 달간의 준비가 순식간에 무너졌습니다.
여전한 격차와 남은 대국의 향방
이번 대국에서 카타고는 RTX 5090 그래픽카드 3장을 탑재한 고성능 시스템에서 구동되었습니다. 압도적인 연산 능력을 바탕으로 난전 속에서도 정확한 수읽기를 보이며 집 차이를 벌렸는데요. 신진서 9단은 초반의 흔들림이 중반까지 영향을 미쳐 확신을 갖지 못했다며 패인을 분석했습니다.
남은 2국은 19일, 3국은 21일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신진서 9단은 후반 끝내기 승부로 끌고 가겠다는 전략을 밝혔는데요. 인간 최강자조차 AI의 추격을 막지 못한 가운데, 남은 두 판에서 어떤 반전이 나올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