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지원만으론 부족하다는 판단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방 지원에만 기대지 않고 중국과 인도 등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을 향해 공개적으로 압박에 나섰습니다. 지난 27일 텔레그램 성명에서 그는 미국과 유럽, 일본, 호주 등 기존 파트너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은 일관된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는데요.
그가 특히 주목한 건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입니다.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가장 많이 사들이고, 중국은 무기 제조 부품을, 인도는 러시아산 무기를 대규모로 구매하는 최대 고객이라는 겁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들 국가가 에너지 수입을 멈추면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이어갈 능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미 나온 트럼프의 발언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 정유공장 공격을 줄일 의사를 밝혔다고 전한 사실도 주목받았습니다. 구체적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가 전쟁 수행 방식을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읽힙니다.
사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중국과 인도에 공개적으로 도움을 요청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도 그는 러시아 경제가 인도와 중국, 튀르키예 등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는데요. 이번 성명은 그 연장선에서 나온 압박 카드로 볼 수 있습니다.
압박과 지원 사이
문제는 중국과 인도가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응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두 나라 모두 러시아와 경제적 이해관계가 깊고, 서방의 대러 제재에도 자국 이익을 우선해 온 흐름이 있습니다. 결국 이번 호소는 실질적 지원 확보보다 국제 여론전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반대로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서방 지원이 장기화될수록 피로감이 커질 수밖에 없어 새로운 압박 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가 전 세계 안보와 안정을 강조하며 중국과 인도 같은 강대국의 역할을 거듭 부각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외교전의 무게가 커지고 있습니다. 서방의 무기와 자금, 그리고 러시아의 경제 생명줄을 쥔 신흥국 사이에서 우크라이나가 어떤 균형점을 찾아낼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