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피하려는 움직임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뒤 시장은 이미 움직이고 있습니다.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파트를 물물교환하는 이른바 '맞교환' 거래가 올해 상반기 305건에 달했는데요. 이는 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특히 서울 강남권에서 시세가 비슷한 단지끼리 집을 맞바꾸며 취득가액을 현재 시세로 끌어올리려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교환 거래는 법의 사각지대를 파고든 절세 꼼수라는 지적을 받고 있으며, 집값 억제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재건축 단지에서는 더 급한 움직임이 포착되었습니다. 서울 압구정4구역은 2028년 6월 종부세 과세 기준일 이전에 건물을 철거해 주택분 종부세 대상에서 빠지려 합니다. 시가 46억 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의 경우 세 부담이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수 있어, 조합원들 사이에서 조기 멸실에 대한 공감대가 급속히 형성되었습니다.
"비거주가 죄인가"…의견 5천 건 넘게 쏟아졌습니다
법제처 입법예고 페이지에는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 관련 의견이 5천 건을 훌씬 넘어섰습니다. 가장 큰 불만은 비거주 1주택자와 부부 공동명의 소유자를 겨냥한 세 부담 증가입니다. 시가 20억 원이 조금 넘는 주택의 경우 거주하면 종부세가 면제되지만, 비거주 시에는 185만 원을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직이나 육아 등으로 임시로 비거주하는 가구가 수도권에만 210만 가구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장이 적지 않습니다.
부부 공동명의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도 논란입니다. 비거주 시 기본공제액이 기존 18억 원에서 8억 원으로 줄어들어 단독 명의보다 세금이 더 많이 나가는 역전 현상이 생겼습니다. 등록임대사업자 혜택 축소로 인한 전세 시장 축격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의무 임대 기간이 만료되는 서울 아파트만 2028년까지 약 3만 7천 가구에 달해, 임대인들이 실거주로 전환하면서 기존 세입자들이 쫓겨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여야·여론 팽팽한데…정부도 국회 제출 전 '손질'
에브리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정부 세제개편안을 '세금폭탄'으로 보는 시각이 48.3%, '조세 정상화'라는 시각이 44.9%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습니다. 특히 20·30대와 70대 이상, 서울 지역 및 무당층에서는 '세금폭탄' 인식이 과반을 넘겼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긍정 평가도 41.3%로 하락하며 부동산 정책이 지지율에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민주당 주택시장 안정화 TF는 비거주 1주택자 과세 강화가 오히려 전월세 매물을 잠그고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며 예외 인정 범위 확대 등 수정안 마련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정부 역시 이례적으로 국회 제출 전에 안을 다듬고 있는데요. 비거주 예외 사유를 확대하고, 부부 공동명의 납세 방식 선택권을 주는 등의 수습책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ISA와 주가누르기방지법 등 자본시장 세제까지 전면 재검토하라는 대통령 지시가 내려지면서 정책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권대중 한성대 석좌교수는 정권마다 바뀌는 일관성 없는 부동산 정책이 국민의 불신을 키웠다고 분석했습니다. 시장은 이미 세금을 피할 방법을 찾아 움직이고 있는데, 정책이 땜질식으로 수정되는 사이 세수 효과와 시장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