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뚫고 온 100만 배럴, 한국 에너지 안보의 '아슬아슬 한 줄기'

조연경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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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달 전 수정 · 2026년 4월 21일 오전 7:51

발행: 2026년 4월 20일 오후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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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 속에서 원유 10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 ‘오데사호’가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 이란의 재봉쇄 직전 아슬아슬하게 통과한 이 선박은 다음 달 8일 입항 예정이지만, 여전히 26척의 한국 선박이 해협에 고립되어 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한국은 홍해 우회 항로 등 에너지 공급망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재봉쇄 직전 아슬아슬한 통과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완전히 봉쇄된 가운데, 한 척의 유조선이 극적으로 빠져나와 한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몰타 선적의 수에즈맥스급 유조선 ‘오데사호’는 원유 100만 배럴을 싣고 지난 13일 해협을 통과했는데요. 이날은 바로 미국이 이란 쪽 해역 봉쇄에 나선 날과 같았습니다. 선박은 보안을 위해 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이동하다가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 인근에서 다시 포착되었습니다. 이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페르시아만에서 원유를 싣고 한국으로 향하는 첫 번째 사례입니다. 오데사호는 다음 달 8일 충남 대산항의 현대오일뱅크 정유시설에 도착할 예정이며, 이 물량은 국내 일일 원유 소비량의 약 40%에 달하는 상당한 규모입니다.

이와 비슷한 시기, 나프타 50만 배럴을 실은 ‘내비게이트 맥칼리스터 호’도 이란의 대체항로인 라라크섬을 지나 긴박하게 해협을 빠져나와 울산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이 두 척의 통과는 예외적인 사건에 가깝습니다. 오데사호가 해협을 빠져나온 직후, 이란 혁명수비대는 프랑스 선박에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고, 해협은 다시 완전히 폐쇄되었습니다. 현재도 26척의 한국 선박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안에 고립된 채 휴전 종료 시점을 불안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립된 선박과 불안한 기다림

휴전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고립된 선박과 선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이란이 잠시 통행 재개를 발표했을 때, 일부 선박은 해협 입구 근처인 오만 앞바다까지 이동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선사들은 이란 측에 통행료를 지불하고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의사를 정부에 전달하는 등 조급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란 내에 명확한 통제탑이 부재한 상황이라, 누구와 어떻게 협상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점입니다.

한편, 선원들은 더 큰 위험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군이 이란 선박을 나포한 소식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HMM해원연합노조는 고립된 선박들이 안전을 위해 해협 안쪽으로 더 이동해야 할 가능성까지 제기했습니다. 선원들은 두바이 항구 쪽으로 피신하며 상황을 공유하고, 식량과 식수를 점검하는 등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하소연은 단순한 경제적 손실을 넘어, 인명 안보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까지의 긴 여정

오데사호의 성공적인 통과가 한국의 에너지 수급에 긍정적인 신호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호르무즈 항로의 정상화를 의미하진 않습니다. 미국과 이란은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있지만, 농축 우라늄 처리 방안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커서 협상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이란 측은 미국의 ‘역봉쇄’가 풀리기 전에는 회담에 응할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죠.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은 대체 수송로 모색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홍해 항로를 통한 원유 수송이 최근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바 있습니다. 해양수산부의 24시간 모니터링 하에,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원유를 공급받은 유조선이 안전하게 항해를 마쳤는데요. 이는 호르무즈에만 의존하는 취약한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홍해 역시 후티 반군의 활동 지역이라는 점에서 완전히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결국, 오데사호 한 척의 귀환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국제 정세의 근본적인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에너지 안보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는 없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의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협상과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