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속 늘어나는 스마트팜…여의도 11배 면적 돌파
최근 폭염과 집중호우가 반복되면서 농산물 가격의 급등락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일조량 부족으로 양상추 공급이 급감해 일부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에 양상추를 빼는 일이 벌어졌고, 올해는 시금치 가격이 두 달 만에 3.6배나 치솟는 등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후 변화에 덜 민감한 스마트팜이 안정적인 먹거리 공급망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스마트팜 보급 면적은 2021년 6,540㏊에서 지난해 9,720㏊로 4년 만에 3,180㏊가 늘었습니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약 11배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보급률 역시 11.8%에서 17.5%로 상승했지만, 독일의 79%나 네덜란드의 50%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먼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생산과 유통 잇는 데이터가 핵심입니다
스마트팜이 단순히 많은 작물을 생산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내일농장 사례를 보면, 생육 데이터를 통해 출하 시기와 물량, 품질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 현장과 유통 채널이 데이터로 연결되면 판촉 계획을 미리 세우고 점포별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계절과 관계없이 균일한 품질의 농산물을 만날 수 있게 되는 거죠.
스마트팜은 이상기후로 흔들리는 노지 생산을 보완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합니다. 중요한 건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게 아니라, 유통 수요 데이터와 생산 예측 데이터를 연결해 계획적으로 재배하는 것입니다. 이런 구조가 자리 잡을 때 농산물 공급의 급격한 변동을 줄이고 시장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확산의 벽을 넘으려면 상생과 실질 지원이 필요합니다
스마트팜이 본격적으로 뿌리내리려면 여러 현실적 과제를 넘어야 합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높은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입니다. LED 조명과 항온·항습 설비를 가동하려면 전기료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스마트팜 종합자금을 1,000억 원에서 1,500억 원으로 확대하고, AI를 접목한 농업 대전환 전략도 내놓았습니다. 2029년까지 전국 온실의 35%를 스마트팜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다릅니다. 농가들이 단순한 하청 생산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유통업체와의 다년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한 정부 지원도 시설 설치에 그치지 말고, 폐열 활용 같은 에너지 지원이나 농가의 경영 역량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상생 계약과 경영 중심의 실질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스마트팜의 본격적인 자립과 확산은 어려울 것입니다. 이상기후 시대에 농산물 가격 안정을 이끌어줄 스마트팜이 진정한 대안이 되려면, 기술만큼이나 사람과 정책의 연결이 중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