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빼달라는 말에 움직인 점장의 촉
70대 고객이 통신사 매장을 찾아 유심을 빼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요청이었지만, SK텔레콤 제주중앙대리점 본점 주승인 점장은 수상한 낌새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고객이 저금리 대환대출 상담사의 지시라고 말하는 순간, 보이스피싱이라는 직감이 들었다고 하는데요.
주 점장은 즉시 고객의 휴대전화를 비행기 모드로 바꿔 외부 접촉을 완전히 차단했습니다. 기기 안에는 은행을 사칭한 앱과 피싱범과의 대화 내역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배우자 역시 같은 수법에 속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신속한 초동 대처 덕분에 노부부의 소중한 재산 6,000만 원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현장 교육이 만든 협력의 성과
이번 사례가 가능했던 건 단순히 점장 개인의 감각 때문만은 아닙니다. 지난 4월 30일 제주경찰청과 SK텔레콤이 합동으로 진행한 보이스피싱 수법 및 응대요령 교육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한 결과입니다. 이론으로만 끝나지 않고 실제 상황에서 민간인과 경찰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이룬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죠.
제주경찰청은 지난 5월 SK텔레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도내 44개 대리점을 '보이스피싱 예방매장'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리점마다 경찰서 피싱팀 핫라인이 마련되어 있어 의심 상황 발생 시 즉각 신고가 가능한 구조입니다. 도민 접점이 많은 통신매장이 범죄 예방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50만 원 보상금, 복지재단에 기부하다
주 점장은 제주경찰청과 SK텔레콤으로부터 감사장과 표창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수령한 검거보상금 50만 원을 복지재단에 기부하며 뜻깊은 마무리를 보였는데요. 보상금을 개인의 이익이 아닌 지역사회 환원에 쓴 점이 많은 이들의 공감과 함께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은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현장 종사자들의 세심한 관심과 체계적인 민·경 협력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앞으로도 제주를 비롯한 각 지역에서 이런 협력 네트워크가 더욱 촘촘해지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