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타기도 제대로 안 움직인다고?
한강버스가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조타기 유압 펌프를 교체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109호부터 112호까지 4척의 선박에서 모두 동일한 문제가 보고되면서, 선장들은 "조타기가 늦게 반응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조타기 유압 펌프는 선박의 방향을 조종하는 핵심 장치로,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충돌이나 좌초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건조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선박에서 핵심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하천 운항에 맞춘 설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전기추진선인 한강버스의 경우 배터리 무게로 인해 조타 장치에 부담이 갔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졸속 인수에서 시작된 문제들
한강버스의 문제는 단순히 부품 교체에 그치지 않습니다. 선박 건조 과정에서부터 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은성중공업은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의 형식승인을 받기 전에 전력변환장치를 선박에 설치했습니다. 선박안전법은 선박용 물건 설치 전 반드시 형식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어, 명백한 법규 위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서울시의 대응입니다. 오세훈 시장은 이러한 문제들을 '경미한 잔고장'으로 치부하며 사업의 전면 중단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1월 잠실 선착장 인근에서 한강버스가 하천 바닥과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방향타 미작동 등 잦은 고장으로 '한강고장버스'라는 오명까지 얻었습니다.
갑자기 바뀐 경제성 평가
한강버스 사업의 타당성 자체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017년 실시된 타당성 조사에서는 비용편익(B/C) 비율이 0.420.45로 경제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2024년 재조사에서는 같은 지표가 1.561.71로 급증하며 흑자 사업으로 전망이 뒤바뀌었습니다.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는 이러한 극적인 변화에 대해 선박 구입비 등 일부 비용을 분석에서 제외해 경제성을 부풀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법정 절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는데, 수상교통 도입과 관련된 변경 사항에 대한 도시교통정책실무위원회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시민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한강버스를 둘러싼 논란은 시민들의 의견도 크게 갈리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겨울철 기상 악화와 잦은 고장을 이유로 운행 전면 중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다른 시민들은 초기 도입 단계의 시행착오를 이유로 사업 전체를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출퇴근길 정체 해소를 위해 한강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을 고려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정상 운행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한강버스의 미래를 결정해야 할 시점에서, 안전 문제와 경제성 논란, 환경 영향 평가까지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서울시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전문가들의 철저한 검증이 요구되는데요, 시민들의 안전과 세금이 올바르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엄중한 점검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