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의 불야성, 한국에도 통할까
TSMC 일본 구마모토 공장이 투자 발표부터 양산까지 약 3년 만에 완료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일본 정부의 4760억 엔 보조금, 구마모토현의 동시 대응, 3교대 24시간 공사라는 초강수가 뒷받침됐는데요. 한국 정부는 이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벤치마킹 사례로 삼고 있지만, 규슈 지역과 달리 용인·평택 등 대형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는 한국의 상황은 자원 집중도에서 차이가 납니다. 더욱이 구마모토 1공장은 성숙 공정을 도입한 반면, 한국이 추진하는 최첨단 공장은 그보다 높은 난이도를 요구한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2029년도 느린 호남 반도체 속도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광주 군공항 부지를 중심으로 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1차 완공 목표인 2029년조차 글로벌 경쟁 상황에 비춰 느리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기업에 다양한 부지를 제안했고, 기업이 광주 군공항을 최종 선택했다고 설명하는데요. 부지가 넓고 용수·전력 확보가 용이하며 재생에너지가 풍부하다는 게 선정 이유입니다. 하지만 전력망 4기 분량을 즉시 공급하기 어렵고, 용수 문제도 남아 있어 패스트트랙과 동복댐 증고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광주시는 부서 간 협업을 강화하는 인프라 TF까지 꾸려 2029년 완공이라는 목표를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여야 공방과 남은 과제
부지 선정부터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까지 여야의 공방은 거섭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주 군공항이 삼성·SK하이닉스가 원하는 최적지라며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신속 추진을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구미 등 타 지역을 무시한 정치적 결정이라며 2028년 총선·2030년 대선을 겨냥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합니다. 여기에 광주 군공항이 한미 공동기지라는 점에서 미군 이전 협의라는 현실적 난관도 존재합니다. 이처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단순한 산업 정책을 넘어 정치적 쟁점으로 번지고 있으며, 속도전을 위해 제기된 주 52시간제 예외 논의 역시 노동계와의 충돌을 피하기 어려운 지뢰밭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