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지대가 사라진 키이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중심부가 러시아 드론 공격에 연일 노출되고 있습니다. 27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건물이 드론 공격을 받아 불이 났고, 28일에는 국립과학아카데미 건물이 타격을 입었습니다. 29일에는 정보기관 국가보안국(SBU) 청사가 공격 대상이 되면서 기관 운영에 차질이 생겼는데요. 외교시설과 정부 핵심 시설이 잇달아 뚫리면서 키이우에 안전한 공간은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타라스 셰우첸코 국립대는 수업을 원격으로 전환했고, 낮 시간대 드론 공습이 급증하면서 과거 드문드문하던 경보 패턴도 사라졌습니다.
제트 추진 드론의 급증
러시아가 운용하는 제트 추진 드론 수는 6월 350대에서 8월 2,800대로 두 달 만에 8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 드론은 지상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하도록 설계돼 전투기와 지상 방어 시스템을 우회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난 29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대규모 폭격이 이뤄졌습니다. 이 공격으로 최소 7명이 숨지고 50명 이상이 다쳤으며, 수도 키이우와 동부 전선 군사 기지 주변, 민간인 거주 지역까지 피해가 확산됐습니다. 키이우 주에서는 드론 공격을 받은 차고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공격을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반면 러시아는 전술적 필요에 따른 것이라며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책 1,300만 권이 불탔다
공격은 민간 시설을 넘어 문화 영역으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도서진흥원(UBI)에 따르면 7월과 8월 두 달 동안 러시아의 공격으로 약 1,300만 권의 책이 파괴됐습니다. 이는 연간 도서 생산량의 3분의 1에 해당하고, 피해액은 최소 3,930만 달러, 우리 돈 약 534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교과서 120만 권이 불타면서 학생들의 수업도 중단됐습니다.
올렉산드라 코발 UBI 원장은 출판 생태계가 붕괴되고 자금 순환이 회복되지 못해 출판사들이 새 책을 낼 돈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어 책이 탈식민화와 정체성 형성의 핵심 수단이라며 러시아의 공격을 문화 전쟁으로 규정했습니다. 출판사들은 창고를 분산하고 소량 인쇄로 대응하고 있지만, 전국 도서전마저 취소됐습니다.
유럽출판협회는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고, 한국 출판업계에도 번역 출판권 구매를 통한 협력 요청이 전해졌습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피해는 시설을 넘어 문화와 교육의 기반까지 흔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