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앞둔 탈당, 책임 회피인가
성추행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당을 떠났습니다. 경찰 수사심의위원회가 그의 준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검찰 송치 의견을 낸 지 하루 만의 결정이었는데요. 장 전 의원은 탈당과 함께 ‘결백을 입증하고 돌아오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탈당이 징계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비판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서도 준비 중이던 비상징계가 어려워지면서 당혹감이 감추기 어렵습니다.
사실 장 전 의원의 탈당은 의혹이 제기된 지 약 4개월 만에 이뤄졌습니다. 그 사이 그는 서울시당위원장 직무를 계속 수행했고, 피해자 측은 그가 신상을 노출하는 등 2차 가해를 이어갔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민주당 지도부가 ‘사안을 엄중하게 검토 중’이라고만 밝히며 징계를 미루는 동안, 사건은 정치권을 넘어 사회적 논란으로 확대됐습니다. 탈당이 징계 회피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사후 제명’ 검토와 야당의 강력 비판
민주당은 장 전 의원의 탈당을 즉시 처리하면서도, 당규에 따라 ‘사후 제명’ 절차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징계를 피하려는 목적의 탈당에 대해 제명과 유사한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한 규정인데요. 최종 결정은 독립적인 윤리심판원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번 탈당을 강하게 비판하며 공세에 나섰습니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배지를 이용해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하는 행위는 국회의 책임 방기”라고 지적했습니다.
더 나아가 국민의힘은 민주당 자체를 비호와 방조의 ‘공범’으로 규정했습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의혹 제기 후 4개월 동안 징계를 미루며 사실상 방치했다”며, “그 사이 장 전 의원이 주요 당직을 유지하며 피해자에게 추가적인 고통을 안겼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의 공세는 단순히 한 의원의 문제를 넘어, 민주당 전체의 윤리적 체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수준입니다. 야당은 장 전 의원의 국회의원직 자체를 박탈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민주당이 제명 절차에 협조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탈당 쇼’와 정치권의 진짜 시험
장경태 전 의원의 사례는 정치권에서 성범죄 의혹에 대한 대응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줬습니다. 의혹이 제기되면 당은 조사와 징계를 미루고, 당사자는 결백을 주장하다가 결국 탈당으로 마무리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를 ‘위장 탈당 쇼’라고 표현하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탈당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당은 뒤늦게 선을 긋는 행태”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번 사건의 향후 전망은 몇 가지 갈림길에 놓여 있습니다. 첫째는 민주당 윤리심판원의 ‘사후 제명’ 여부입니다. 징계 회피 목적의 탈당으로 판단될 경우, 장 전 의원은 5년간 복당이 금지되는 등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됩니다. 둘째는 국회 차원의 조치입니다.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국회의원직 제명은 헌법과 국회법상 높은 허들을 요구하는 절차라, 정치적 합의가 동반되지 않으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궁극적으로 이 사건은 성범죄 의혹에 직면한 정치인의 책임과, 당이 어떻게 공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6·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유권자들의 평가는 이 같은 성찰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따라 좌우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