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22대 국회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개회식을 시작으로 100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회기는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를 맞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처음으로 맞붙는 시험대이기도 한데요. 800조 원이 넘는 역대 최대 예산안과 부동산 공급, 사법개혁 법안 등을 두고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예산안과 부동산, 민생을 둘러싼 기싸움
구체적인 일정부터 짚어보면, 9월 3일 본회의를 시작으로 7일과 8일에는 양당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열립니다. 이어 9일부터 14일까지 대정부질문이 진행되고, 10월에는 국정감사가, 11월과 12월에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민주당은 민생 회복과 국정과제 입법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인데요. 특히 부동산 공급 확대와 3대 메가프로젝트, 그리고 이른바 2차 사법개혁 법안을 중점 처리하려 하고 있습니다. 패스트트랙 단축법까지 적극 활용해 법안 처리 속도를 높일 방침입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와 여론전을 통해 쟁점 법안의 일방적 처리를 저지하는 한편, 민생 경제 살리기를 기조로 한 133개 중점 입법 과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양당 모두 민생을 내세우고 있지만, 예산안과 쟁점 법안을 둘러싼 전략은 정반대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인사청문회,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다
정기국회 초반의 최대 변수는 단연 인사청문회입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포함한 6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최길수 특별감찰관,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가 검증 대상에 올랐는데요. 국민의힘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지명자를 특히 집중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공소 취소와 관련해 부적절한 인물이라며 지명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고,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지명자 역시 의원 겸직 논란 등을 이유로 낙마를 위한 공세를 예고했습니다.
물론 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정상적으로 진행하며 정부의 인사 기조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가 야당이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만큼, 향후 수 주일간의 국회 풍경은 상당히 험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갈등 속에서도 이어지는 소통의 끈
극심한 대치가 예상되는 가운데, 여야 간 소통의 끈은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권칠승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임이자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개회일인 1일 오전 연석회의를 갖고 격주 단위 정례 모임을 이어가기로 합의했습니다. 물가와 민생경제, 소상공인 지원 등은 여야 모두 성과가 필요한 영역이라 협치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얘깁니다.
사실 이번 정기국회는 2028년 4월 제23대 총선까지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유일한 정책 집중 기간이기도 합니다. 여당은 집권 2년 차 성과를 내야 하고, 야당은 존재감을 확보해야 하는 서로 다른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정책 경쟁은 국민에게 필요한 과정이지만, 민생을 볼모로 한 정략적 대립은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100일간의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금, 예산안과 입법, 인사 검증을 둘러싼 여야의 전쟁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다만 민생을 위해 치열하게 토론하되 필요한 순간에는 과감하게 합의할 수 있는 자세가 국민의 기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