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인원 조정의 배경
금융위원회가 내년 공인회계사 최소 선발 예정 인원을 1150명으로 결정했습니다. 올해 1200명보다 50명 감소한 수치로, 2024년 1250명을 정점으로 2년 연속 축소되는 추세입니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숫자 조정이 아니라 회계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1차 시험 합격자 수는 2800명으로 정해졌는데, 이는 최종 합격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공인회계사 선발 규모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100명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1250명으로 확대되었습니다. 당시 비회계법인들의 회계사 수요 증가를 반영한 조치였는데요. 하지만 최근 회계법인들의 신입 채용이 줄어들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미채용 600명의 현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미지정 회계사'라고 불리는 이들입니다.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도 회계법인 등 실무 수습기관에서 1년 이상 수습을 마쳐야 정식 자격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약 600명의 합격자들이 수습 기관을 찾지 못한 채 대기 중입니다. 이들은 합격이라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정작 전문가로서의 첫걸음을 내딛지 못한 채 방치된 상황이죠.
빅4 회계법인을 비롯한 주요 수습기관들의 수용 능력을 넘어서는 인원이 배출되면서 발생한 현상입니다. 회계법인들의 매출과 수익이 정체되는 가운데 인력 확보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비회계법인들의 회계사 채용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전체 수습 시장을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제도 개선의 방향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무 수습기관을 확대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제도 개선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합격자들에게 충분한 수습 기회를 보장하면서도 시장 수요에 맞는 인력이 양성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국공인회계사회와의 협의를 통해 내년 상반기 중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은 수습기관 확대가 단순히 숫자만 늘리는 게 아니라 질적인 관리도 동반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제대로 된 실무 경험과 교육 없이 수습 기회만 늘린다면 오히려 전문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업 내부 회계 부서나 금융기관, 공공기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습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과 과제
공인회계사 시장의 구조적 변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회계법인 중심의 전통적 채용 시장에서 벗어나 비회계법인으로의 진출이 점점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많은 합격자들이 일반 기업의 재무·회계 부서나 금융기관, 공공기관 등으로 진로를 넓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환기에 있는 만큼 정부와 관련 기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선발 인원을 조정하는 것을 넘어, 합격자들의 원활한 취업과 전문성 향상을 지원하는 종합적인 시스템이 필요한 때입니다. 특히 실무 수습 과정의 질적 개선과 다양한 수습 경로 개척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시장의 회계전문가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역량 있는 인력이 양성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될 제도 개선안이 단기적인 미채용 문제 해결을 넘어 한국 회계 시장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