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2천억 수혈로 회생 길 열렸지만…정상화까지 '첩첩산중'

조Y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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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7월 17일 오후 5:17

발행: 2026년 7월 16일 오후 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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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메리츠금융으로부터 2,000억 원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하고 회생절차 재개에 나섰습니다. 김병주 회장의 연대보증과 정치권·노조의 압박이 막판 합의를 이끌었지만, 9,400억 원 공익채권과 공급망 단절 등 정상화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습니다.

산소호흡기 단 홈플러스

파산 위기에 몰렸던 홈플러스가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2,000억 원의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따른 즉시항고 기한인 7월 20일을 앞두고 나온 극적인 소식인데요.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메리츠캐피탈 3사가 이사회를 열어 지원안을 승인했고,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은 대출금 전액에 대해 개인 연대보증을 서기로 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서울회생법원에 즉시항고를 제기해 회생절차 재개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사실 이번 지원까지 MBK와 김 회장이 부담한 재무적 규모는 총 6,000억 원에 달합니다. 이미 사재 출연과 현금 지원 등으로 4,000억 원가량을 투입했는데요. 이번 추가 연대보증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셈입니다.

극적인 합의 뒤에 숨은 압박과 양보

자금 확보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와 대주주 MBK는 책임 범위를 두고 오랫동안 팽팽히 맞섰는데요. 메리츠는 일부 대출과 직접 자금 마련을 요구했고, MBK는 전액 대출을 주장하며 대치했습니다. 결국 운영자금이 고갈되어 전국 대형마트 영업이 멈추는 위기까지 몰렸습니다.

이러한 교착 상태를 깬 건 정치권과 노동계의 강한 압박이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국회 정무위원회는 회생 방안 마련을 촉구했고, 마트노조와 일반노조는 대량 실직 위기를 호소하며 연좌농성과 면담을 이어갔습니다. 이런 외부적 압박이 막판 합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노조 측은 37개 점포 폐점 과정의 재정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협조하기로 했고, 퇴직금 일부나 성과급 양보 등 내부 논의도 진행했습니다.

2천억으로 9천억을 덮을 수 있을까

확보한 2,000억 원은 당장의 파산 위기를 피하는 데는 충분하지만, 근본적인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남아 있습니다. 가장 큰 부담은 약 9,400억 원에 달하는 공익채권입니다. 이 중 상거래채권 7,940억 원과 밀린 임금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요. 확보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이곳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공급망 회복입니다. 제조사와 협력업체들이 대금 회수에 대한 불안감으로 납품 재개를 주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신선식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고객 이탈이 심화되고, 이는 다시 매출 감소와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확보된 자금은 회생 절차를 다시 시작하는 출발선에 불과하며, 공급망 복원과 신뢰 회복 없이는 완전한 회생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최종적인 해결책으로 거론되는 M&A 역시 녹록지 않습니다. 대형마트 업황 부진으로 인해 조 단위의 인수를 감수할 기업을 찾기 어려운 데다, 이전 매각 시도 역시 시장의 냉담한 반응으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법원이 즉시항고를 받아들여 9월 4일까지 회생 기한이 연장되더라도, 홈플러스가 진정으로 숨을 돌리려면 협력업체와의 신속한 협의와 영업 재개가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