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V 국산화 넘어선 생태계 구축
중국이 액침식 심자외선 노광장비인 DUV를 자체 개발하며 반도체 장비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아이성나전자기술그룹을 중심으로 SMIC와 화훙반도체, 창신메모리 등에 장비를 공급하며 서방 수출 통제에 맞설 기반을 마련했는데요. 하지만 지금 당장 ASML 수준을 따라잡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처리량과 수율 확보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쌓아온 공정 데이터와 협업 생태계라는 벽도 여전히 높은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성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장비 개발을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자국산 장비를 실제 공정에 투입하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기술을 개선하는 자립적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죠. 이런 구조적 흐름이 장기적으로 기술 격차를 좁히는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범용 메모리 시장의 경쟁 심화
DUV 다중 패터닝으로 7나노급 공정 구현이 가능하지만, 생산비가 높고 수율 확보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고성능 HBM 시장보다는 창신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중국 업체들이 DDR4나 저사양 DDR5, 자동차 및 가전용 범용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형태로 영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창신메모리는 디램 점유율을 1년 만에 3%에서 8%까지 끌어올렸고, 2028년에는 20%에 가까운 수준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처럼 중국의 추격이 현실화되면서, AI 시대 반도체 기업의 초과이익이 계속될 것이라는 낙관론은 점차 수그러들고 있습니다. 오히려 풍년을 대비해 흉년에 대비하는 재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방어에서 선점으로 전환해야 할 때
이런 상황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이 취해야 할 전략은 단순한 방어가 아닌 선점으로의 전환입니다. 중국이 레거시 메모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우는 동안, 한국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에서 가장 유리한 포지션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는 거죠.
우선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고대역폭메모리를 단순한 제품 공급을 넘어 글로벌 협력을 설계하는 전략 자산으로 활용해야 하는데요. 이와 함께 우주나 국방 등 안보와 밀접한 특화 반도체 분야의 자립도를 높여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향후 주도권을 쥐는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이미 HBM과 고성능 D램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이 글로벌 반도체 판도에서 입지를 지키려면 지금의 격차에 안주하지 말고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절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