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설계한 바이러스, 실제로 증식했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아크 연구소 연구진이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자연에 없는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들어냈습니다. 유전체 언어모델 에보 1과 에보 2를 활용해 박테리오파지를 설계했는데요, 이 중 16종이 실제로 대장균을 감염시키고 스스로 증식했습니다. 연구진은 사람이나 동물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 정보는 학습에서 모두 제외했고, 대장균만 감염되는 파이엑스174 계열로 실험 범위를 한정했습니다. AI가 자연계에 없는 새로운 유전정보를 갖춘 기능성 바이러스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주목받고 있습니다.
항생제 내성균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이번 연구는 의료 현장에 상당한 기대를 안기고 있습니다. 생성형 AI가 다양한 파지를 신속히 설계하면,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를 정밀 공격하는 맞춤형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질 테니까요. 연구진은 설계한 바이러스를 섞어 사용했더니, 기존 파이엑스174에 내성을 보이던 대장균까지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물론 아직 배양 접시 속 초기 실험 단계이고, 동물이나 인간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은 전혀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생명공학의 도약, 그림자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기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AI가 완전한 바이러스 유전체를 설계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생물안전과 보안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요. 연구진은 에보 2를 오픈소스로 공개했지만, 존스홉킨스 보건안보센터 등에서는 현행 규제만으로는 생성형 유전체학을 감독하기 어렵다고 경고했습니다. 반대로 일부 전문가는 AI의 위협이 과장됐다며, 기존 병원균을 변형하는 편이 실제 위험이 더 크다는 의견도 냈습니다. 생명과학 연구를 가속화하는 기술적 도약과, 이를 안전하게 통제할 사회적 합의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