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원전에서 동시에 비상이 발생한다면
2026년 9월 10일, 경주와 포항 일대에서 대규모 방사능방재 연합훈련이 펼쳐졌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비롯한 중앙부처와 지자체, 유관기관, 주민 등 2,000여 명이 참여했는데요. 이번 훈련은 월성과 한울 원전에서 방사선 비상이 동시에 발생하는 시나리오를 처음으로 가정했습니다.
지진으로 인한 방사능 누출에 산불까지 겹치는 복합재난 상황을 설정했죠. 단일 원전 사고를 넘어 복수 원전에서 동시에 비상이 발생하는 상황을 처음으로 반영한 점에서 이번 훈련은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하면 광역 방사능방재 체계의 대응 능력을 점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장을 움직인 2,000명의 실전 대응
훈련이 시작되자 각 기관은 실제 상황처럼 움직였습니다.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19개 중앙부처와 경북, 경주시, 포항시 등 지자체, 군과 경찰, 소방 등이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특히 여진으로 월성방재센터가 침수되는 상황을 가정해, 현장지휘센터를 울주광역센터로 이전하는 절차를 집중 점검했습니다.
실제 사고 발생 시 지휘 체계의 공백 없이 연속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것이죠. 경주실내체육관에는 구호소가 설치됐고, 방사선비상계획구역 주민 300여 명이 옥내 대피와 방사능 오염 검사, 갑상샘방호약품 복용까지 단계별 보호조치를 체험했습니다. 교통통제도 지난해 마련된 가이드라인을 처음 적용해 경주 18개소와 포항 3개소 등 총 21개 출입통제소를 운영했습니다.
포항시에서도 동해다목적체육관에서 200여 명 규모의 훈련이 병행됐는데요. 오천읍 주민 100여 명이 직접 대피와 방사선 영향검사, 방호약품 배포 과정을 경험하며 현장 중심의 대응 역량을 키웠습니다.
방재 교육의 새로운 흐름
성인 중심의 훈련만 주목할 수는 없습니다. 울산 울주군에서는 청소년과 가족을 대상으로 방사능방재 체험교육이 진행됐는데요. 울주서부청소년수련관 환경축제와 연계해 재난가방 꾸리기와 업사이클링 블록으로 해뜨미 키링을 만드는 등 놀이 형식으로 방재 교육을 전달했습니다.
재난 대비가 어른들만의 일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참가자들은 갑상샘 방호약품의 기능과 복용 시 주의사항을 자연스럽게 익혔고, 키링에 부착된 QR코드로 사후에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번 훈련 결과를 향후 방사능방재 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훈련은 아무리 실전처럼 진행해도 실제 재난과는 다르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주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훈련 이후 개선 사항이 얼마나 빠르고 투명하게 반영되는지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