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평행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제안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7일 계획'을 거절했습니다. 26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란은 너무 크게 패배하고 있어 해협을 즉시 열고 싶어 한다"며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는데요. 미국이 이미 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핵심 논리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젯밤 해협을 통해 29척의 선박과 막대한 양의 석유가 빠져나갔다고 언급하며, 봉쇄망이 이란의 자금줄을 끊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해협 지도에 '트럼프 해협'이라는 명칭을 붙여 올리기도 했죠.
이란의 조건과 대기 전략
이란이 내건 조건은 명확합니다. 미국이 대이란 해상 봉쇄를 풀고, 최소 120억 달러 규모의 동결 자산을 반환하며,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를 면제하면 7일 안에 해협을 재개방하고 핵 협상에 나서겠다는 겁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 계획이 지난 6월 양해각서에 담긴 조치를 다시 이행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란은 트럼프의 거부에도 협상의 문을 닫지 않았습니다. 아라그치 장관은 중재국을 통해 미국의 확정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며,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한 뉴욕에 30일까지 머물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미국이 "좋은 말과 모순되는 말을 함께 내놓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외교적 해법만이 교착을 풀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핵 문제와 남은 변수
양측의 간극은 핵 문제에서 더 뚜렷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고, 이란 고위 당국자는 우라늄 농축 권리와 고농축 우라늄의 국외 반출에서는 양보하지 않겠다고 맞섰습니다.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이 제안을 수용하면 유엔 핵 사찰단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했지만, 미국은 회의적인 태도입니다.
군사적 긴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미국이 공격을 재개하면 미군 함정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 이후 이란 폭격을 재개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우디와 오만 등 걸프 국가들은 해협 정상화를 촉구하며 중재에 나섰지만, 양국이 조건을 고수하면서 협상의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