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없는 여름 생존… 폭염 불평등에 갇힌 취약계층

경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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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2일 오후 9:45

발행: 2026년 8월 2일 오후 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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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폭염이 기록을 경신하면서 에어컨과 단열 시설이 부족한 저소득층과 고령층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 취약계층은 냉방비를 충당하기 위해 식비를 줄이는 등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으며, 노후 주택의 열악한 환경은 온열질환 위험을 키우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회성 지원을 넘어 주거 환경 개선과 맞춤형 지원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에어컨 없는 여름, 생존이 걸린 문제

2026년 8월, 수도권 전역에 맹렬한 폭염이 덮치면서 에어컨 한 대 없는 취약계층의 고통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안산 상록구에서 폐지와 박스를 모으며 생계를 이어가는 78세 황모 씨는 선풍기 세 대를 틀어도 실내 온도가 밖과 별반 다르지 않아 후덥지근한 바람만 맞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 과천 꿀벌마을 비닐하우스에 사는 67세 장모 씨는 전기요금 부담에 에어컨 설치를 포기한 채, 데워진 수돗물조차 아쉬운 열악한 환경에서 찬물 샤워로 더위를 버티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염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기상 현상이 아니라, 주거 환경과 경제력에 따라 생사를 가르는 생존 문제가 되었습니다.

데이터로 드러나는 폭염 불평등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 연구팀의 조사 결과는 이러한 불평등의 심각성을 수치로 보여줍니다. 전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41.2%가 스스로를 폭염 취약층으로 인식했는데, 월 소득 200만 원 미만 저소득층은 57.1%, 일용직 노동자는 54.8%에 달했습니다. 실제 온열질환자 1,701명 중에서도 65세 이상 고령층이 31.6%, 단순노무 종사자가 21.3%를 차지해 사회적 취약성이 건강 위험으로 직결되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주거 환경 역시 큰 변수입니다. 최근 조사 대상 243개 노후 주택 중 8.2%인 20곳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파악되었는데, 낡은 양철문이 외부 열기를 그대로 흡수해 불덩이처럼 달아오르고 단열 시설 부족으로 실내가 가마솥처럼 뜨거워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34년 된 노후 주택에 사는 80세 어르신 역시 제대로 된 냉방 시설 없이 무덥고 좁은 공간에서 폭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사각지대에 놓인 지원과 근본적 과제

정부와 지자체는 저소득층 에너지 효율 개선 지원사업 등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장의 모습은 다릅니다. 황모 씨처럼 고령의 취약계층이 직접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신청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고, 신청 시기를 놓치면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심지어 많은 이들이 냉방비를 충당하기 위해 식비를 줄여야 하는 가혹한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무료 생수 제공이나 일회성 지원을 넘어, 고령층과 저소득층, 야외 노동자 등 고위험군을 면밀히 살피는 맞춤형 지원 체계가 시급합니다. 노후 주택의 단열 및 창호 교체와 같은 근본적인 주거 환경 개선, 그리고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줄 실질적인 냉방 지원책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폭염은 매년 반복되는 취약계층의 생존 위협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