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찾아온 비극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만취 상태의 운전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한국계 캐나다인 남성을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25일 오후 9시 40분께 강남구 논현동 교차로에서 30대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 면허취소 수준으로 술에 취한 채 운전하다 보행자 2명을 들이받았는데요, 이 사고로 30대 캐나다인 남성이 사망하고 함께 건너던 20대 한국인 여성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불과 일주일 전 종로구 동대문역에서 일본인 관광객 모녀를 덮친 음주운전 사고에 이은 두 번째 외국인 피해 사례입니다. 지난 2일에는 동대문역 인근에서 30대 서씨가 음주운전을 하여 50대 어머니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30대 딸에게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죠.
잇따른 사고의 공통점
두 사건 모두 도심 한가운데서 발생했고, 피해자들은 정당한 보행 신호에 따라 길을 건너고 있었습니다. 강남 사고의 가해자 A씨는 구속 송치되었으며, 동승한 30대 남성도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송치될 예정입니다. 법원은 A씨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발부했는데요, 경찰은 동승자에 대한 추가 법적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인 모녀 사건의 경우 더욱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피해자 모녀는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효도 관광' 중이었습니다. 어머니는 평소 보고 싶어 하던 드라마 촬영지인 낙산공원을 가려던 참이었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어머니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결국 생을 마감했죠.
처벌 수위 논란과 국제적 관심
이번 연이은 사고는 음주운전 처벌 수위에 대한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의 음주운전 처벌이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점을 지적하며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TV 아사히는 한국의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일본보다 6배나 많다고 보도했는데요, 실제로 한국의 연간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13만 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대법원 양형기준이 징역 4년에서 8년 사이를 권고하고 있어, 실제 선고량이 일본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2006년 삼남매 사망 사건 이후 음주운전 처벌을 대대적으로 강화했습니다. 2015년 일가족 4명을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징역 23년이 선고된 사례가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9살 아이를 치어 숨지게 한 사건에서 징역 13년이 가장 무거운 처벌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피해자 유가족들의 한국 행
숨진 일본인 어머니의 가족들은 지난 5일 한국에 입국하여 15일까지 체류할 예정입니다. 유가족들은 가해자 측 변호사와의 면담을 통해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해자 서씨는 피의자 심문에서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말했으며, 시신 운구 및 장례 비용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한편, 음주운전 재범률이 44%에 달한다는 통계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마약 재범률(38%)보다 높은 수치인데요, 재범 시 사망사고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찰의 대응과 향후 전망
경찰은 이번 사건들을 계기로 도심 내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하고, 연말연시 집중 단속 일정을 앞당겨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 발생 시 엄중한 처벌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음주운전 방조죄가 신설되었지만 입증의 어려움으로 실제 처벌 사례는 드문 실정입니다.
두 사건 모두 피해자들이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이라는 점에서 국제적인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