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추 주장과 맞불, 처음 등장한 중국산 미사일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F-15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잔해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사우디 국기가 그려진 기체 잔해가 담긴 영상은 후티의 방공 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사우디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관계자들은 격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맞서 사우디도 수위를 높였습니다. 예멘 마리브주에서 'DF-15A'라고 적힌 미사일 추진체 잔해가 발견됐는데요. 중국이 개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사거리가 약 900km에 달합니다. 사우디가 후티와의 분쟁에서 탄도미사일을 실전 사용한 첫 사례이자, 그동안 부인해온 중국의 중동 미사일 판매 실태가 드러난 겁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사샤 브루흐만 연구원은 사우디가 전략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카드를 꺼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흔들리는 원유 수송로
충돌의 배경에는 홍해 원유 수출로 확보 문제가 깔려 있습니다. 후티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요충지인 마윤섬과 모카항을 잇따라 장악하며 해협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라크발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의 핵심 송유관인 동서 파이프라인까지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하루 약 500만 배럴을 수송하는 이 송유관은 동부 유전에서 홍해 얀부항으로 이어지는 1,200km 길이의 핵심 우회로입니다. 펌프장이 파손되면서 흐름이 끊겼고 복구까지 최장 5~6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케플러는 송유관이 한 달간 멈추면 월간 글로벌 공급량의 약 4%인 1억 2천만 배럴의 차질이 발생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우디는 미군의 지원을 받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오만 소마르항 인근에서 원유를 재선적하는 비상 체계에 돌입했습니다. 우회 공급 소식이 전해지자 브렌트유는 2.69% 내린 배럴당 105.83달러에, 서부텍사스산원유는 3.21% 하락한 102.43달러에 마감했습니다.
미국의 이중 전략과 확전 우려
사우디는 미국에 공중 전력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미국은 해상 수송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동시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와 교전 중인 예멘 내전에 직접 휘말리지 않으려는 입장입니다. 대신 미국 외교관들은 오만 중재로 무스카트에서 후티 대표단과 회동했습니다.
후티 측은 2025년 5월 체결된 휴전 협정을 유지하길 원한다며 사우디 선박 외에는 자유로운 항행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JD 밴스 부통령은 미국이 후티와 직접 협상하며 상황을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쟁점은 확전 가능성입니다. DF-15A의 사거리가 이란 남부 해안까지 닿는다는 점에서 사우디와 이란의 직접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외교정책연구소의 샘 레어 연구원은 충돌이 탄도미사일 맞대응으로 확대되면 사우디의 미사일 인프라 전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직접 대화했음을 언급하며 전쟁이 막바지로 가고 있다는 희망을 내비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