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판결, 달라진 자리
오세훈 서울시장이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그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크게 줄었습니다. 1심 판단을 뒤집은 결과인데요. 이번 판결로 오 시장은 민선 9기 핵심 정책을 밀어붙일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흥미로운 건 여권의 반응입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차라리 다행"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하는데요. 상대가 재판 문제로 흔들리는 상황보다 정면에서 정책으로 승부하는 편이 낫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관측입니다. 물론 당의 공식 입장과는 결이 다를 수 있습니다.
발목 잡는 의회 구조
문제는 다음 관문입니다. 서울시의회 118석 가운데 80석, 68%를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무죄를 받아도 예산과 정책을 실행하려면 결국 야당 다수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다음 달 2일부터 12월 23일까지 52일간 제340회 정례회가 열립니다. 행정사무감사와 시정질문을 거쳐 2027년 예산안을 심의하는 일정인데요. 이 자리에서 86조 원 규모의 G3 서울플랜 승인 여부가 갈릴 전망입니다.
예산 앞에 선 협치
G3 서울플랜은 2030년까지 86조1천억 원을 투입해 5대 비전과 20대 전략목표, 100대 핵심 과제를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시비만 53조7천억 원에 달해 대부분 사업이 시의회 동의를 거쳐야 합니다.
이미 긴장의 조짐은 드러났습니다. 청년 AI 성장권 지원 사업 56억2천5백만 원이 전액 삭감됐고, 야간경제 활성화 예산 10억5천740만 원도 상임위 단계에서 깎였습니다. 한강버스 사업 역시 재검토 중입니다.
법원의 판단으로 사법 리스크를 덜었다 해도, 실제 정책의 속도는 시의회와의 협치가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남은 것은 법정이 아니라 예산 심의 테이블이라는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