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벌어진 '5·18 재조명' 후폭풍
지난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공개포럼'을 두고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주최한 이 행사에서 일부 참석자는 5·18을 '소요 사태'로 규정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책임을 부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는데요. 이 과정에서 참석자 간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지고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까지 빚어졌습니다.
행사 직후부터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조경태 의원은 제명을, 박수민 의원은 공개 사과를, 한지아 의원은 유가족의 아픔을 폄훼하는 행위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특히 12·12 쿠데타 당시 신군부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인사가 참석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조차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징계 요구와 '학술행사'라는 담장
논란이 거센 가운데 국민의힘 책임당원 3,700여 명이 17일 중앙당사를 찾아 이진숙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했습니다. 이들은 정점식 원내대표가 행사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이를 무시한 점, 그리고 국회에서 5·18을 폄훼하는 주장이 공개된 점을 문제 삼으며 제명을 포함한 최고 수준의 징계를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해당 행사가 당 차원이 아닌 학술적 성격의 행사였으며, 발언 내용이 이 의원의 개인 입장과 무관하다는 이유로 현재로서는 징계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입장은 당원들의 요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습이라 당내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중앙윤리위원회가 장동혁 대표와 대립해 온 비당권파 의원들에 대한 징계 심의를 앞두고 있어 형평성 논란까지 더해지고 있습니다. 조경태 의원과 친한계 인사들은 이를 정치 보복이라 비판하며 이진숙 의원에 대한 공정한 처리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역사적 상처와 정치적 갈등
이진숙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5·18이 성역을 넘어 신화가 되었다며 학술적 토론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이를 두고 이미 사회적으로 정리된 역사적 사실을 흔들려는 시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진상규명과 피해 회복이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폭력 희생자들의 마음을 짓받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부 칼럼과 평론에서는 이번 사태를 넘어 우리 사회의 역사적 청산 문제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독립운동가 후손은 가난하고 친일파 후손은 풍요로운 현실처럼,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불공정함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거죠. 이번 논란이 단순히 한 의원의 발언을 넘어 청산되지 않은 역사가 낳는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다시 한번 드러낸 측면이 있습니다.
이진숙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은 이미 야당에서 제출된 상태이고, 당내 윤리위 제소도 진행 중입니다. 국민의힘이 이 사태를 어떻게 정리할지에 따라 당의 역사 인식과 정체성을 둘러싼 논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