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판정
정부가 미국 사모펀드 엘리엇과의 국제투자분쟁(ISDS) 환송중재에서 다시 패소했습니다. 중재판정부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정부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개입한 행위와 엘리엇이 입은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는데요. 정부는 4,849만 달러, 우리 돈 약 658억 원과 지연이자를 배상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앞서 정부는 영국 법원에서 일부 승소를 거뒀습니다. 법원이 국민연금공단을 국가기관으로 본 부분을 취소하면서 사건을 중재판정부로 돌려보낸 겁니다. 하지만 청와대와 보건복지부의 개입은 심리 대상이라고 봤고, 환송중재에서도 같은 결론이 유지됐습니다.
8년 공방의 배경
분쟁의 출발점은 2015년입니다. 당시 삼성물산 주주였던 엘리엇은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반대했지만,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합병이 통과됐죠. 엘리엇은 정부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입혔다며 201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근거로 ISDS를 제기했습니다.
2023년 6월 중재판정부가 처음으로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는 판정 취소소송으로 맞섰습니다. 이후 환송 절차를 거치면서 7개월 만에 승소가 뒤집히는 결과가 나온 겁니다. 엘리엇 측은 지연이자와 소송비용을 더하면 배상액이 약 1,537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남은 쟁점
법무부는 판정문을 면밀히 분석한 뒤 관계 부처와 외부 전문가 등과 함께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판정에 불복해 추가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패소하면 지연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이번 판정은 국가가 기업 합병 과정에 개입한 행위가 국제 투자분쟁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납세자 부담을 둘러싼 논란과 함께, 향후 정부의 대응 방향에도 관심이 쏠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