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탄 코스피와 떠나는 개미들
올해 7월, 코스피는 참으로 격동적인 한 달을 보냈습니다. 한 달간 22% 넘게 급락하며 역대급 하락률을 기록했다가, 막판 하루 만에 17% 이상 급등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했죠. 이처럼 극심한 변동성의 중심에는 지난 5월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있었습니다. 이 상품이 시장의 수급을 왜곡하고 하락 변동성을 키우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실제로 6월에만 하루 평균 80조 원에 달하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8월 들어 20조 원대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신용거래융자는 38조 원에서 28조 원으로 줄었고, 투자자예탁금도 두 달여 만에 34%나 급감했죠. 이렇게 국내 증시를 떠난 자금은 안전자산과 해외로 쏠렸습니다. 5대 은행 정기예금은 한 달 만에 35조 원 넘게 늘었고, 특히 눈에 띄는 건 미국 주식으로의 이동입니다. 7월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46억 달러 순매수하며 역대 5위 규모의 매수세를 기록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과 AI 관련 3배 레버리지 ETF에 대한 집중 투자가 이런 흐름을 이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외신들은 심각한 우려를 내놓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정책 실패와 투자자 보호 미흡으로 인해 '투자 부적합 국가'로 낙인찍힐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특히 35세 이하 청년 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본 점을 지적하며, 정부가 경험 부족한 투자자들의 위험 감수를 부추겼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증시 부양을 정치적 브랜드로 내세웠던 만큼, 이번 사태가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지지율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2028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사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시장 조정을 넘어서는 문제입니다. 국민연금의 운용 방식 변경까지 시장 안정 기능을 약화시킨 탓에, 코스피는 과열과 폭락을 반복하는 악순환에 빠졌습니다. 정부가 뒤늦게 기본예탁금을 상향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이미 시장을 떠난 개인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한국 증시가 다시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제도적 성찰과 함께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에 둔 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