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치료 받으러 간 19개월 아기, 영원한 어둠 속으로
인도 중부 마디야프라데시주 사가르의 한 정부 병원에서 믿기 힘든 의료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감기와 기침 증세로 병원을 찾았던 19개월 된 남자아이가 의료진의 치명적인 실수로 시력을 완전히 잃었는데요. 아이의 눈에 들어간 것은 감기약이 아닌 가래 제거용 약물이었습니다.
아이의 아버지 인드라지 비슈와카르마는 기침과 충혈 증세를 보이는 아들을 데리고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소아과 의사는 점안액과 진통제를 처방했지만, 치료 과정에서 의료진이 실수로 진해거담제를 아이의 두 눈에 투입했다고 가족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투약 후 아이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고, 수 시간이 지나도 차도가 없자 결국 인도 최상위 국립병원인 전인도의학연구소로 긴급 이송됐습니다. AIIMS 의료진은 잘못된 약물 투여로 인해 아이가 영구적으로 실명했다고 진단했습니다.
비슈와카르마는 기자회견에서 아들이 평범한 감기 치료를 받으러 갔다고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졌다고 절규했습니다. 가족들은 해당 병원과 관련 의료진을 고소하고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분노한 여론이 확산되자 주 정부 보건당국은 경찰 조사와 별개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정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매년 520만 건, 인도 의료 과실의 민낯
이번 사건은 인도 의료 현장의 허술한 시스템을 다시 한번 드러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인도는 세계적으로 의료 인력과 인프라 부족 문제가 심각한 국가로 꼽히는데요. 통계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매년 약 520만 건의 의료 과실 및 오진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게다가 사가르 지역에서는 최근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치료 도중 사망한 또 다른 의료 과실 의심 사고가 발생해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같은 지역에서 연이어 의료 사고가 터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실수로 끝나지 않고 환자의 생명이나 삶의 질을 완전히 바꿔놓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료 전문가들은 과도한 환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의료진과 열악한 병원 환경이 이런 참사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정부 병원을 찾는 많은 서민 환자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기보다는 오히려 2차 피해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비극의 반복을 막으려면
이번 사고를 접수한 AIIMS는 구체적인 원인과 과정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책임자 처벌 수위도 미지수입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입은 아이의 미래입니다.
당연히 이번 사건은 유사한 의료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엄격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약물 관리 체계를 비롯해 의료진의 업무 환경 개선, 그리고 체계적인 안전 장치 도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가 쌓인 지 오래라 단순한 제도 개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아이의 부모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들의 눈빛을 다시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이들의 절규가 인도 전역의 의료 안전망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잊혀진 뉴스로 남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