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규제가 바꾼 수급 지형
코스닥 지수가 8월 들어 19% 넘게 급등하며 코스피와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이고 있습니다. 7월 말 기록했던 연중 저점 662.68과 비교하면 불과 수 거래일 만에 30% 가까이 회복한 건데요. 이런 반등의 기폭제는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로 풀이됩니다.
규제 이후 특정 대형주로 쏠렸던 자금이 가격 매력이 높아진 코스닥으로 이동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었습니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은 규제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약 1조 2000억 원 순매도했고, 이달 들어 개인과 연기금, 기관이 코스닥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거래대금도 지난달 30일 4조 4929억 원에서 8월 10일 7조 1234억 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와 제약·바이오 업종이 강세를 보였고,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화된 점도 성장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에 훈풍으로 작용했습니다. 삼성증권 권범석 연구원은 코스닥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이 18.0배로 역사적 평균인 17.5배에 부합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급등 뒤의 역사는 조정이었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2001년 이후 코스닥이 15% 이상 급등한 7차례를 분석한 결과, 급등 후 3개월이 지나면 71.4%의 확률로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이 기간의 평균 수익률은 -6.40%였고, 특히 2002년 3월에는 -34.38%, 2001년 4월에는 -13.78%의 큰 낙폭이 나타났습니다.
유진투자증권 이준영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 상승을 주도주 없이 얻은 일시적인 반사이익으로 분석했습니다. 반도체 등 대형주가 다시 회복하면 시중 자금은 시장 평균 수익률을 추종하게 되어 코스닥의 상대적 강세가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번 상승이 장기 추세의 전환보다는 수급 쏠림에 따른 단기적 반등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지금 시장에 접근하는 방법
올해 누적 수익률을 보면 코스피가 50.58%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7.31%로 여전히 손실 구간입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최근 랠리를 낙폭 과대에 따른 되돌림과 코스피와의 수익률 격차를 좁히려는 성격으로 분석했는데, 이는 단기적 반등의 성격이 짙다는 방증입니다.
고금리 기조와 미-이란 갈등으로 인한 미 국채 10년물 금리 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합니다. DB증권 강현기 연구원은 미래 현금 흐름의 듀레이션이 긴 기업일수록 금리 상승에 취약하며, 현재 고금리 상황에서는 코스닥이 불리한 순서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코스닥으로의 전면적인 갈아타기보다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병행하거나, 반도체 비중을 유지하며 전력기기·방산·바이오 등으로 분산하는 바벨 전략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실적 가시성이 뚜렷한 종목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현재 시장에서 가장 현명한 대응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