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살리고 논란은 넘긴 국세청 인사
국세청이 2026년 하반기를 맞아 단행한 고위직 인사에서 극명하게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농협중앙회 세무조사 정보 유출 의혹으로 책임론이 불거졌던 이성글 국장이 오히려 본청 조사국장으로 승진한 반면, 해외출장비 부적정 집행 논란을 일으킨 본청 과장은 아무런 징계 없이 현직에 남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내부에서는 행정고시 출신에 대한 특혜와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인사는 조직 안정과 현안 추진이라는 명분 아래 이루어졌지만, 내부 신뢰를 떨어뜨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승진자들의 이면과 표면
이번 인사에서는 부이사관 8명이 고위직으로 승진했고, 6명의 전보가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국세청은 비행시 출신을 3명이나 발탁하며 임용 구분별 균형 인사를 강조했는데요, 남우창 정보화관리관의 소득세 모두 채움 서비스 확대나 고영일 개인납세국장의 가상자산 체납 징수 체계 구축 등 구체적인 성과가 인정된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눈길을 끄는 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이었던 이성글 국장의 경우입니다. 그는 농협중앙회 세무조사 과정에서 내부 핵심 정보가 사전 유출되었다는 의혹, 이른바 농협 의혹의 중심에 있던 인물입니다. 당연히 이번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대기업 사정 업무에서 보여준 탁월한 조사 성과와 조직 내 신뢰가 리스크를 뛰어넘어 실적 돌파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행시 출신 논란과 내부 신뢰의 균열
반면 이번 인사에서 가장 큰 논란을 낳은 부분은 해외출장비 부적정 집행 및 과다 지출 의혹을 받는 본청 소속 과장의 현직 잔류입니다. 국세청의 명예를 실추시킨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퇴출이나 징계 대신 자리를 지켰는데요,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행정고시 출신에 대한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여기에 1급 지방국세청 조사국장 자리를 모두 행정고시 출신이 차지했다는 점도 불만을 키우고 있습니다. 비행시 출신을 37.5% 발탁했다고 밝힌 국세청의 균형 인사 원칙이 정작 핵심 요직에서는 빛을 바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국세청이 미래를 준비하는 조직이라고 강조하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드러난 상반된 기준이 내부 구성원들의 동기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향후 국세청이 조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어떻게 회복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