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발견된 총격 사망...부대는 사흘간 몰랐습니다
지난 8월 3일, 경북 포항의 해병대 1사단 영외 간부숙소에서 병기탄약반장이던 A중사가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현장에서는 K1 소총 1정과 실탄 9발, 탄피 1발이 함께 수거되었는데요. 외부 침입 흔적이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군 당국은 정황상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망 추정 시각은 3일 밤 9시에서 4일 새벽 1시 사이로 파악되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9일부터 31일 사이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A중사는 개머리판 교체 정비를 위해 무기고에서 K1 소총 2정을 반출했습니다. 그중 1정만 예하 부대에 지급하고 나머지 1정은 몰래 반출했는데요. 실탄 10발 역시 탄피 실셈 과정에서 빼돌린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런데 부대는 총기와 탄약이 사라진 사실을 최소 사흘 동안이나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일일 단위로 이루어져야 할 실셈 점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죠.
정비를 빙자한 무단 반출, 계속된 규정 위반
A중사가 총기와 탄약을 빼돌릴 수 있었던 데에는 관리 규정이 여러 차례 어겨졌기 때문입니다. 무기고와 탄약고 출입 시에는 정·부 책임자 2명이 반드시 동행해야 하는데, A중사는 병사들과만 출입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지휘통제실 열쇠 보관함에 보관해야 할 무기고 및 탄약고 열쇠를 개인 사무실 서랍에 보관해 온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더욱이 규정상 치장무기고에는 운용 중인 개인화기를 보관할 수 없음에도, 정비 효율성을 이유로 함께 보관하는 위반 사례까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상호 감시 체계와 보안 관리가 허술하게 운영되면서, 총기와 실탄의 유실 사실이 뒤늦게까지 파악되지 못했습니다. 부대가 일일 점검을 할 때에도 내부 실셈 없이 외부 잠금 상태와 CCTV 작동 여부만을 확인하는 형식적인 점검이 이루어졌다는 설명이 나왔는데요. 이는 총기 관리가 제도는 있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군 내부 통제의 허술한 민낯, 재발 방지 과제는
사건 발생 이후 해병대는 긴급 지휘관 회의를 소집하고 전 부대를 대상으로 총기·탄약 특별 점검을 지시했습니다. 또한 해병대사령부 감찰실 주관으로 1사단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인데요. 군사경찰과 군검찰은 A중사의 휴대전화와 PC 등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했으며, 국방부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에 추가 감정도 의뢰한 상태입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관리 책임자와 지휘관들을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하고, 관련 인원에 대한 신상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드러낸 것은 단순히 한 명의 부주의가 아닙니다. 병기탄약 관리라는 중대한 임무를 맡은 간부조차 쉽게 규정을 어길 수 있었고, 부대 내 감시 장치들이 모두 무용지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향후 군 내부 무기 관리 체계를 어떻게 실효성 있게 바꿀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았습니다. 제도의 허술함을 메우는 후속 조치가 뒤따를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