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다시 들썩인 그날
8월 12일 국제 유가는 보합권에 마감했지만, 장중에는 2주 만에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브렌트유 10월 인도분은 배럴당 88.98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3.27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는데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홍해의 후티 반군 공격이 겹치면서 공급 불안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시장은 중동발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90달러 선까지 터치했습니다.
다만 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도 있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원유 수요를 하향 조정했고,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는 전문가 예상과 달리 1,740만 배럴이나 급증했습니다. 그럼에도 지정학적 긴장이 유가에 실질적인 위험 프리미엄을 더하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해협을 둘러싼 진실 공방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운항 데이터를 보면 통과 선박 대부분이 이란의 일방적 통항 계획을 이용하고 있어서 미국의 주장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습니다. 더구나 미 정보당국은 좁은 해협에서의 비대칭 전력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무력 장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은 동결자금 반환과 전쟁 피해 배상을 요구하며, 미국이 조건을 수용하기 전까지는 해협을 열지 않겠다는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과 카타르 등 중재국들은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는 여전히 큰 상태입니다. 결국 군사력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겁니다.
에너지 시장의 먹구름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중동 원유 생산 정상화 시점을 2027년 초로 미루며, 2027년 말까지 하루 약 60만 배럴의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 전망치도 기존 74달러에서 85달러로 11달러나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인플레이션이 300%에 달하는 등 경제가 자멸할 것이라며 지구전을 예고했습니다. 반면 이란은 필수 물자 배급과 외화 통제를 통해 버티기에 나서며 장기전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호르무즈와 홍해에서의 물리적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에너지 공급망의 정상화는 당분간 요원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