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간판 뒤에 숨은 도박판
경기 용인 동부경찰서가 전국 성인 PC방 90곳에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공급한 일당을 적발했습니다. 30대 A 씨가 본사와 지사를 두고 지역 총판을 통해 가맹점을 모집하는 구조였는데요. 사이트 개발팀과 콜센터까지 따로 운영하며 이용자 문의에 응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도박판에 참여한 사람은 30대에서 50대까지 주부와 직장인, 무직자 등 2,000여 명입니다. 각 PC방에서 300만 원에서 2,000만 원 상당의 게임머니를 충전해 도박한 뒤 현금으로 환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한 50대 남성은 단 3시간 만에 6억 원을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부른 그림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가 2022년 4월 시작되면서 외부 근로자가 대거 유입됐습니다. 그해 4월 20곳이던 성인 PC방은 7월 125곳으로 6배 넘게 늘었죠. 공사 현장을 중심으로 유동 인구가 몰리자 이를 겨냥한 업소가 빠르게 자리를 잡은 겁니다.
주민들이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했다는 신고가 이어지면서 경찰이 움직였습니다. 지난 7월 불법 성인 PC방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장부와 계좌 거래 내역을 추적한 결과, 범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적발된 90곳 가운데 25곳은 정식 등록 없이 영업한 무등록 업소였습니다.
남은 66억 원의 행방
경찰은 컴퓨터 116대와 현금 및 미화 1억 8,600만 원 상당을 압수했습니다. 확보한 장부와 계좌 흐름을 토대로 범죄수익 66억 원을 추적해 기소 전 몰수와 추징보전을 신청했고, 운영자와 총판, PC방 업주, 종업원 등 89명을 송치했습니다.
강원 정선에서는 아파트 내부를 일반 가정집처럼 꾸며 도박장으로 쓴 사례도 나왔습니다. 성인 PC방을 매개로 한 불법 도박이 지역 생활 반경까지 파고든 셈인데요. 수사 당국은 전국 연계 업소로 단속 범위를 넓히고 있지만, 유동 인구를 따라 움직이는 도박 조직의 특성상 재발 우려는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