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라도 물러나야"…면전에서 쏟아진 사퇴 요구
6·3 지방선거 이후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는 시작부터 험악했습니다. 장철민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참패를 두고 중앙당의 경고나 신호가 없었다며, 당력 결집을 위해 정청래 대표가 오늘이라도 사퇴해야 한다고 면전에서 요구했습니다. 임미애 의원도 과거 이재명 대표가 전당대회 전 사퇴한 전례를 들며 공정성 확보를 위해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공천 과정의 부실함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신정훈 의원은 호남 공천이 무원칙하고 불친절해 무소속 후보들의 선전을 자초했다고 비판했고, 정일영 의원은 부적격 후보를 공천해 연수구청장 선거에서 패배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지적했습니다. 당연히 정 대표는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인데요. 의총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15차례 언급하며 단결을 강조했지만, 비공개 회의에서는 '잘 들었습니다'라는 짧은 답변만 남기며 사퇴 요구를 넘겼습니다.
"정권은 짧다" 한마디에 불붙은 당정 갈등
사퇴 압박이 거세던 가운데, 정 대표가 내놓은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발언이 또 다른 불씨를 던졌습니다.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환송 행사 불참과 맞물려 친명계는 이를 대단한 실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비롯해 송영길 의원, 김영록 전남지사 등이 줄줄이 반발하며 당정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났습니다.
반면 친청계는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옹호하면서도 대통령실과는 선을 긋는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친청계 대변인이 부적절한 발언으로 사퇴하는 소동까지 벌어지며, 당내 계파 대립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여기에 국민의힘에서도 장동혁 대표를 향한 사퇴론이 재점화되면서, 이번 선거는 여야 대표 퇴출론을 동시에 촉발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잇따른 호남 행보, 전당대회 출마 임박?
이런 위기 상황에서 정 대표가 선택한 돌파구는 호남입니다. 6월 9일 전북 사찰 방문에 이어 12일에는 광주 5·18 묘지를 참배하고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등 잇따라 호남을 찾고 있습니다. 수도권 다음으로 권리당원이 많은 호남 표심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8월 17일 전당대회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같은 시기 김민석 국무총리도 광주를 방문하며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상태라, 호남은 두 사람의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습니다. 당내에서는 전당대회 중립성을 위해 정 대표가 먼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는데요. 하지만 정 대표는 SNS를 통해 권리당원 1인 1표제가 민주주의 그 자체라며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양당 모두에게 민심의 경고였습니다. 민주당은 서울 참패의 책임을 두고 내홍에 휩싸였고, 국민의힘 역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참패 책임으로 장동혁 대표 퇴출론이 거세졌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경우 선거 후유증이 당정 갈등과 계파 싸움으로 번지며 국정 동력 상실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8월 전당대회까지 두 달 남짓, 정 대표의 거취는 당내 권력 지형을 가를 가장 뜨거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