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에 갇힌 수출 전망
한국 수출기업들의 내년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 어둡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10곳 중 9곳은 내년 수출 이익이 올해와 같거나 더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고관세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와 철강 업종의 상황이 심각한데요, 자동차는 3.5%, 철강은 2.3%의 수출 감소가 예상됩니다. 이런 우울한 전망 뒤에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환율 불안이라는 두 마리 토끼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관세 부담, 수출기업 발목 잡아
기업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위협은 단연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입니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67.3%가 '관세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 증가'를 최대 위험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미국의 관세 인상 이후 자동차와 철강 업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실제로 감소한 상황에서,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 증가가 수출 채산성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수출 단가 조정과 생산 원가 절감으로 위기를 극복하려고 하지만, 한계가 분명해 보입니다.
수출기업 10곳 중 2곳 가량은 내년 수출 이익이 올해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석유제품, 철강, 자동차 부품 등 8개 업종에서 특히 채산성 악화 우려가 높게 나타났는데요, 이는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업종들이 특히 큰 타격을 입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미·중 무역 갈등 심화와 중국발 공급 과잉 현상도 수출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환율 변동성, 또 다른 고민
환율 불안도 수출기업들에게는 골칫거리입니다. 기업들이 내년 채산성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적정 환율은 평균 1,375원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내년 전망치는 1,456원으로 훨씬 높게 예상되고 있어,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원자재 비용 증가가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기업들은 수출 경쟁 심화로 인한 단가 인하压力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내년 수출 최대 리스크로 꼽은 기업이 53.3%에 달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현재의 관세 부담뿐만 아니라 향후 추가적인 통상 압력에 대한 우려까지 반영한 결과입니다. 선박(5.0%), 전기전자(3.1%), 반도체(1.7%) 등 일부 업종은 수출 증가가 예상되지만, 전체적인 수출 증가율은 0.9%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정책 지원 촉구 목소리 커져
기업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법인세 감세, 통상협정 확대, 외환시장 안정성 강화 등을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통상 환경 개선을 위한 외교적 노력과 함께 세제 지원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한경협 관계자는 "기업들이 여전히 통상 불확실성을 크게 체감하고 있다"며 "정부의 종합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출시장 다변화와 혁신을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가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당장은 관세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내년 수출 전망이 밝아지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