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의전, 그 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6년 9월 24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시 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은 2015년 이후 11년 만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앤드류스 합동기지까지 나가 직접 영접했고, 펑리위안 여사와 인사할 때는 키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굽히기도 했습니다.
공식 환영식에서는 B-2 스텔스 폭격기와 F-22 전투기가 백악관 상공을 비행했고, 두 정상은 붉은 벽지로 꾸민 '레드룸'에서 차담을 나눴습니다. 중국은 판다 '핑핑'과 '푸솽'을 애틀랜타 동물원에 10년간 대여하는 '판다 외교' 재개도 발표했습니다.
AI를 둘러싼 온도차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단연 인공지능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가속을 강조하며 과도한 규제가 중국에만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고, 시 주석은 인간이 AI를 통제하고 인류 진보에 기여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웠습니다. 같은 기술을 두고 접근법이 정반대였던 셈입니다.
양국은 사고 발생에 대비한 '초지능 대화' 채널을 신설하고 11월 첫 회의를 열기로 했습니다. 다만 백악관 국빈만찬 초청 명단에 중국 기업인은 한 명도 없었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팀 쿡 애플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미국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해 대비를 이뤘습니다.
남은 합의와 빠진 문구
실질적 성과도 있었습니다. 양국은 무역휴전을 2개월 연장하고 300억 달러 규모 비민감 품목의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습니다. 마약 단속 협력, 향후 5년간 미국 청년 10만 명 초청, 11월 APEC과 12월 G20 상호 참석도 확정됐습니다.
반대로 눈에 띄게 빠진 항목도 있습니다. 5월 방중 당시 백악관 자료에 담겼던 '북한 비핵화' 문구가 이번에는 사라졌고, 대만 문제도 실질적 진전 없이 '견지'라는 표현만 남았습니다. 시 주석은 회담을 위해 유엔총회를 건너뛰었고, 미국과 중국이 빠진 채 22개국만 참여한 AI 감독 선언은 다자주의의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전문가들은 화려한 의전에 비해 실질 성과가 적다며 이번 회담을 '외교테인먼트'로 평가했습니다. 양국은 갈등을 키우기보다 현상 유지에 무게를 두는 모습인데요. 11월 APEC과 12월 G20에서 예고된 '2라운드'가 실제 이행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