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의 체스마스터가 무너진 날
미군의 핵심 전략자산인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한 대가 이란의 공격으로 파괴되었습니다. 1970년대 도입 이후 전투로 인해 손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하늘의 눈’으로 불리는 이 기체는 약 4500억 원에서 1조 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로 평가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서 이뤄진 이번 공격으로 기체는 두 동강이 나는 등 완파되었고, 미군 최소 10~12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함께 배치됐던 KC-135 공중급유기 다수와 MQ-9 리퍼 드론도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집니다. 전직 F-16 파일럿이 ‘전장의 전체 그림을 보는 체스 마스터’에 비유한 이 자산의 손실은 미군의 공중 작전 및 감시 능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번 공격은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내 표적을 공동 급습한 데 대한 이란의 보복 공방전의 연속선상에서 발생했습니다. 이후 이란은 중동 지역의 미군 및 이스라엘 관련 시설을 꾸준히 공격해왔고, 시리아 북동부의 미군 기지에도 무인기 공격을 가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란의 미사일 전력을 ‘거의 궤멸시켰다’고 발표한 직후 벌어진 이번 공격은 그러한 주장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 됐습니다.
3천만 원 대 4500억 원, 비대칭 전략의 성공?
공격 이후 이란 측은 이 성과를 적극적으로 선전했습니다. 이란 매체들은 이 공격이 단 2만 달러(약 3천만 원) 상당의 ‘샤헤드-136’ 자폭 드론에 의해 이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3만 대 1에 가까운 가격 차이를 극복한 ‘비대칭 전략’의 극적인 성공 사례이죠. 이란은 이를 두고 정보전술과 저렴한 타격 수단의 효과적인 조합으로, 고가의 첨단 시스템도 스마트한 공격 앞에 취약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상대방의 공중 작전에 대한 자신감을 저하시키는 심리적 효과도 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 공격의 배후에는 러시아의 정보 지원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정찰위성이 공격 직전인 지난 20일, 23일, 25일 해당 미군 기지를 반복 촬영했다며, 이 정보가 이란에 제공됐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란을 돕는 것은 100% 사실”이라고까지 언급했는데요. 다만 러시아 측은 이란과의 군사 기술 협력은 인정하지만, 미군 기지에 대한 정보 제공 주장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뚫린 방공망과 향후 고조될 긴장
이번 사건은 지상에 주기된 대형 군용기의 취약성을 다시 한번 드러냈습니다. E-3 센트리는 뛰어난 탐지 능력을 가졌지만, 동체가 크고 레이더 반사 면적이 커 지상 공격에 매우 취약합니다. 따라서 강력한 기지 방공망의 보호가 필수적인데, 이번 공격은 그 방공망이 뚫릴 수 있음을 보여준 셈입니다. 미 공군은 이미 노후한 E-3 기체를 대체할 E-7 웨이지테일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일정이 지연되고 있어 교체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입니다.
사건의 파장은 전술적 손실을 넘어 전략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E-3의 손실이 걸프 지역에 대한 미군의 상황 인식 능력을 일시적으로라도 저하시킬 수 있으며, 이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한 미사일 공격 성공률을 높이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더욱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요격 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소모되고 있다는 보고도 나오는 만큼, 방어 체계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이란은 즉시 미군과 이스라엘 군사령관 및 정치인의 중동 지역 숙소를 합법적 표적으로 삼겠다고 선언하며 강경 기조를 이어갔습니다. 이번 공격은 값비싼 장비만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없다는 오래된 교훈을 다시 상기시키면서, 중동 지역의 불안정한 긴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