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투자로 경기 살리려다 장기침체 빠진 일본·중국, 한은 '반면교사'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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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0월 26일 오후 6:33

발행: 2025년 10월 26일 오후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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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일본과 중국의 건설투자 경험을 분석해 경기 부양 목적의 건설투자 확대가 오히려 부채 증가와 장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은 버블 붕괴 후 건설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30년 이상의 장기 침체를 겪었고, 중국도 부동산 규제 강화 후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한은은 단기적 경기 부양보다 AI·기후변화 대응 등 미래 지향적 인프라 투자 확대를 권고했다.

건설투자 부진의 현실

한국 경제의 건설투자 부진이 5분기 연속 이어지면서 저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투자 감소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약 0.3%포인트나 끌어내릴 것으로 분석됐는데요. 건설 경기의 냉각이 전체 경제 성장에 직격탄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은은 일본과 중국의 경험을 깊이 있게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놀랍게도 두 나라 모두 건설투자를 통한 경기 부양이 오히려 부채 증가와 장기 침체를 초래했다는 공통점이 발견됐습니다. 특히 일본은 1980년대 건설투자 비중이 GDP의 22.1%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30년 이상의 조정 기간을 거쳐 2010년에는 10.2%까지 떨어졌습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교훈

일본 경제가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장기 침체에 빠진 데는 건설 중심의 경기 부양책이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 일본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내세워 공공 건설 투자를 확대했는데요. 문제는 이 투자들이 정치적 지역 배분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결국 비효율적인 공공 투자가 지방 경제의 건설업 의존도를 심화시키고, 가계 부채를 급증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주택대출 공제 등 세제 혜택과 공공금융기관의 대출 확대가 맞물리면서 주택 건설은 일시적으로 늘어났지만, 장기적으로는 경기 회복 효과가 미미했습니다. 오히려 정부 부채 비율이 급등하고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처리가 지연되면서 민간투자와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발생했습니다. 가계 부채 누증은 소비의 장기 부진으로 이어졌고, 이는 결국 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30년'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원인이 됐습니다.

중국의 부동산 규제 전환

중국도 비슷한 길을 걸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투자를 적극 활용했지만, 시장 과열로 인해 2020년 정책 방향을 전환하며 규제를 강화했는데요.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이 2016년 33%까지 치솟았던 중국은 결국 부동산 규제 강화를 선택했습니다. 이로 인해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었고, 헝다그룹 등 주요 개발기업의 채무불이행이 잇따르면서 악순환이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이 현재 급격한 침체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회 갈등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일본의 경험을 참고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 지속으로 재정 부담이 가중되는 등 비효율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현주소와 전망

우리나라의 건설투자 조정 기간은 OECD 주요국 평균보다 짧았던 편입니다. OECD 국가들의 경우 최고점 도달 후 저점을 찍을 때까지 평균 27.2년이 소요된 반면, 한국은 21년(1991~2012년)에 불과했는데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건설투자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건설 자산의 내용연수가 길어 투자 조정 과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현재 우리 경제는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인구 고령화가加速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적 변화 속에서 단순한 경기 부양 목적의 건설투자는 오히려 산업 구조를 왜곡시키고 부채 누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한은은 특히 지방 경기 부양을 위해 건설 투자를 활용할 경우, 일본과 중국의 사례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속가능한 투자로의 전환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요? 한국은행은 AI 확산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인프라 고도화 등 지속 가능한 성장에 토대가 될 수 있는 건설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미래 지향적인 인프라 투자가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결국 중요한 건 건설투자의 '양'보다 '질'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기 부양 목적의 건설투자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가계 또는 정부 부채 누증을 통해 경기 회복력이 저하되고 건설 투자의 장기 부진이 불가피해질 수 있습니다. 경제가 성숙하고 인구 구조가 변화하는 시점에는 과거와 같은 성장 방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