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보고서와 전담 직원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해외 출장 과정에서 배우자의 사적 여행을 수행한 전담 직원이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해당 직원은 출장 보고서상 현지 관계자 면담 등 공식 일정에 참석한 것처럼 허위 기재를 했지만, 실제로는 노 전 위원장의 부인을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무원을 마치 사비를 드리는 비서처럼 동원하고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큽니다. 노 전 위원장은 재임 시절 호주와 뉴질랜드, 독일과 에스토니아, 덴마크와 스웨덴 등 세 차례에 걸쳐 배우자를 동반해 해외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우자의 항공료와 숙박비로만 4천여만 원이 소요되었는데, 외부 보고서에는 동행 사실조차 빠져 있었습니다.
사전 인지와 횡령 의혹
논란이 되는 건 단순한 동행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수사 결과 출장 준비 단계에서 부인을 수행할 직원을 배치한다는 내용이 노 전 위원장에게 사전 보고되었다는 핵심 진술이 확보되었습니다. 이는 노 전 위원장이 부인의 사적 일정 수행을 사전에 인지했거나 최소한 묵인했다는 강력한 정황입니다. 물론 노 전 위원장은 국회 국정조사에서 관행이었다고 해명하며 배우자 경비 약 4,743만 원을 국고에 반납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반납만으로는 부족한 게, 공금을 사적 목적으로 유용하고 공무원을 사적 심부름에 동원한 행위가 업무상 횡령과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합수본은 기존 횡령 혐의 외에도 공전자기록위작과 공무집행방해 혐의 추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방위 수사 확대
수사는 노 전 위원장의 개인 비위를 넘어 선관위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합수본은 6·3 지방선거 투표율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해 중앙선관위를 비롯해 서울, 경기, 충북 등 전국 각 지역 선관위에 대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했습니다. 특히 선관위 관계자가 지역 선관위에 투표율 수치를 가감해 반영할 수 있다는 취지의 지침 이메일을 발송한 정황을 포착해 관계자를 입건했습니다. 디지털 포렌식과 메신저 분석을 통해 조작 경로와 가담자를 쫓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의를 다뤄야 할 선관위가 조직적인 비위와 은폐에 연루되면서 국민의 신뢰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