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만에 또 올린 전망치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3.2%로 상향했습니다. 지난 7월 제시한 2.6%보다 0.6%포인트, 4월 전망치 1.9%보다는 1.3%포인트 높인 수치입니다. 다섯 달 사이 두 차례 연속 전망을 끌어올린 셈이죠. 내년 성장률도 2.0%에서 2.3%로 0.3%포인트 올렸습니다.
이번 조정으로 ADB는 주요 국제기구 중 처음으로 한국 성장률을 3%대로 제시했습니다. 한국은행 3.3%, 한국개발연구원(KDI) 3.2%와 비슷한 수준이고, 정부가 내놓은 3.0%보다 조금 높습니다.
반도체가 끌어올린 성장률
상향의 가장 큰 배경은 수출입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커지면서 수출이 늘었고, 7~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기업심리지수(BSI)도 견조했습니다. 확장적 재정정책과 기업 실적 호조가 민간소비 회복을 뒷받침한 점도 반영됐습니다.
다만 성장 동력이 반도체 한쪽에 쏠린 점은 부담입니다. 올해 1~8월 누적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40.5%로, 1년 전보다 17.6%포인트 커졌습니다. 무역수지 흑자의 상당 부분이 반도체에서 나온 구조라 업황이 흔들리면 충격도 그만큼 커질 수 있습니다.
남아 있는 위험 요인
ADB가 꼽은 하방 위험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입니다. 이 요인들이 현실화되면 수출과 투자가 함께 위축될 수 있다는 겁니다. 중동 정세 불안과 관세 확대 가능성은 이미 여러 기관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대목입니다.
물가상승률 전망은 올해 2.7%, 내년 2.2%로 유지했습니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국내 수요 강세가 물가를 밀어올리겠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이 일부를 상쇄할 것으로 봤습니다. 아시아·태평양 개발도상국 성장률은 올해 5.0%, 내년 5.1%로 제시됐고, 한국은 홍콩·싱가포르·대만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