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3년, 대통령실 이전과 지자체 대응의 이중적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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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0월 24일 오전 10:01

발행: 2025년 10월 23일 오전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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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정부와 감사원의 상반된 감사 결과가 발표되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 경찰 경비 인력 배치에 영향을 미쳐 참사로 이어졌다고 진단한 반면, 감사원은 지자체의 재난 대응 역량 부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양측 모두 62명의 공직자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지만, 퇴직자 징계 제외 등 한계도 드러났습니다.

정부와 감사원, 상반된 진단

이태원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정부와 감사원이 발표한 감사 결과가 상반된 해석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정부 합동감사팀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 참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결론지은 반면, 감사원은 지자체의 재난 대응 역량 부족을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이처럼 같은 사건을 두고 정부 기관들 사이에서도 뚜렷한 입장 차이가 나타나면서 진상 규명 과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정부 감사에 따르면 대통령실 이전 후 용산 일대 집회·시위가 급증하면서 경찰 경비 인력이 이 지역에 집중 배치되었고, 그 결과 이태원 일대에는 참사 당일 단 한 명의 경비 인력도 배치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용산구청 상황실 근무자들까지 대통령 비판 전단지 제거 작업에 투입되면서 초동 대응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대통령실 이전이 남긴 그림자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한 이후 경찰의 업무 우선순위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이태원 핼러윈 데이를 대비한 인파 관리 계획이 수립되었지만, 참사가 발생한 2022년에는 아예 경비 계획 자체가 작성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제한 완화로 인한 대규모 인파 운집이 예견됐음에도 말입니다. 경찰 수뇌부 역시 이태원 일대 경비 인력 배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이 모든 것이 중첩되면서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용산경찰서장과 서울경찰청장은 경비 계획 부재를 인지하고도 보완 지시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참사 발생 후 현장 지휘 체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김광호 당시 서울경찰청장은 다음 날 새벽에야 현장에 도착했고, 상부 보고도 늦어지는 등 총체적인 난국이 펼쳐졌습니다.

감사원이 본 구조적 문제점

감사원은 이태원 참사를 다른 재난 사고들과 묶어 '정부 재난 대응 시스템 점검'이라는 명목으로 감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들이 지적한 것은 지자체 재난 관리 시스템의 근본적인 취약성입니다. 전국 228개 기초지자체 중 57%만이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했고, 재난교육 이수자 비율은 17.1%에 불과했습니다. 재난 총괄 부서는 기피 부서로 인식되어 경험이 부족한 초임자가 주로 배치되고, 잦은 인사이동으로 인해 전문성 축적이 어려운 실정이었습니다.

감사원은 재난 담당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파격적인 임금 인상과 혁신적인 인사 제도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안이 실제로 실행에 옮겨질지, 또 실행된다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징계와 책임의 딜레마

정부는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찰 51명과 서울시청·용산구청 11명 등 총 62명의 공직자에 대해 징계 등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선출직이라는 이유로 징계 대신 기관장 경고를 받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이미 퇴직한 공직자들은 징계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입니다. 징계 시효 3년이 임박한 상황에서 유가족들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면책 공무원이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비춰보면, 이번 조치가 진정한 의미의 책임 추궁으로 이어질지 의문입니다.

현재까지 진행된 법적 절차도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검찰이 기소한 용산경찰서장 등에 대한 1심 판결에서는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이임재 전 서장만 유죄 판결을 받은 반면,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과 박희영 구청장은 무죄를 선고받았죠.

아직 끝나지 않은 진실 규명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번 감사 결과를 "만시지탄이나 진상규명의 단초를 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들은 이번 감사가 참사의 원인과 지자체 대응에만 집중되었다는 점을 아쉬워합니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왜 설치되지 않았는지, 소방의 구조구급 활동에 미흡한 점은 없었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태원 참사는 단순한 사고를 넘어 우리 사회의 재난 관리 시스템 전체를 되돌아보게 하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대통령실 이전의 영향이었는지, 지자체의 역량 부족이었는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유사한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