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에서 시작해 1조 달러를 넘어서다
스페이스X가 드디어 나스닥에 상장하며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기업공개를 이뤄냈습니다. 공모가 135달러를 확정하고 총 750억 달러를 조달한 이번 IPO는 2019년 아람코의 기록마저 뛰어넘은 수치인데요. 상장과 동시에 기업가치는 1조 7700억 달러로 평가되어 미국 시가총액 7위 기업 반열에 올랐습니다.
이번 상장의 최대 수혜자는 단연 일론 머스크입니다. 그가 보유한 스페이스X 지분 가치만 8660억 달러에 달하고, 기존 테슬라 자산까지 합하면 총자산이 1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 등극인 셈인데, 이는 스위스 GDP와 맞먹는 규모입니다. 당연히 시장은 열광했고, 청약 과정에만 3500억 달러가 쏟아졌습니다.
화성 식민지와 우주 AI센터는 현실이 될까
머스크는 상장 기념 행사에서 누구나 달과 화성을 여행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스페이스X는 우주 데이터센터 운영과 소행성 채굴까지 거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그윈 숏웰 최고운영책임자 역시 단기 실적보다 미래지향적 가치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조금 다릅니다. 화성 왕복에 필요한 생명유지시스템이나 궤도상 연료 주입 기술은 아직 실제로 구현된 적이 없는 난제입니다. 로버트 주브린 화성학회장은 머스크가 현실적이지 않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크리스티안 바흐 드레스덴공대 책임자는 이번 세기 내 소수 정착조차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반대로 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이사 네스나스 책임자는 AI와 로보틱스 발전으로 5년 내 소행성 탐사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엄청난 기대 속에 남은 과제
시장의 환호 속에서도 재무적 불안정성은 명백한 숙제입니다. 스페이스X는 올해 1분기에만 43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고, 일각에서는 공모가가 '일론 프리미엄' 때문에 고평가되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머스크 특유의 즉흥적인 경영 방식이 오너 리스크로 작용해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스페이스X는 이미 로켓 발사 시장에서 사실상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기대감과 맞물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하는 등 시장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요. 750억 달러라는 거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스페이스X의 우주 대항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