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미천에서 울린 경보음
지난달 2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청미천의 야생조류 배설물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H5N1형 바이러스가 확인됐습니다. 용인시는 이달 3일 이 사실을 알리고 오는 15일까지 일대 출입을 통제합니다. 검출 지점에는 통제소 2곳이 설치됐고 낚시 행위도 단속합니다.
반경 10㎞ 안의 백암면과 원삼면 전역이 예찰지역으로 묶였습니다. 이곳 29개 농가가 116만3천여 마리의 가금류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들 농가는 입식과 출하 때 정밀검사를 받아야 하고, 500m 이내 농가 한 곳은 닭 1만9천 마리를 조기 출하합니다. 감염에 따른 살처분이 아닌 예방적 조치입니다.
방역의 판이 바뀐 배경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만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나왔고, 20일 위기경보는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라갔습니다. 해외 야생조류 검출 건수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고 철새도래지 개체 수도 증가한 데다, 경기 북부 야생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까지 재발했습니다.
화성특례시는 지난달 26일부터 정명근 시장을 본부장으로 한 가축질병 통합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습니다. 5개 실무반을 꾸려 AI와 ASF, 구제역을 함께 관리합니다. 관내 확진 사례가 없어 1단계 비상근무를 유지하지만, 인접 시군에서 발생하면 2~3단계로 격상합니다. 이천시는 24시간 상황실을 열고 소독약 600kg을 지원했으며, 철새도래지 출입 차단과 농지 경운으로 야생조류 먹이터를 없애는 환경 방역도 병행합니다. 홍성군은 내년 3월까지 특별방역기간을 정하고 거점세척소독시설 3곳을 24시간 운영합니다.
포유류 감염, 남은 변수
지난달 23일 충남 서산에서 발견된 삵 폐사체에서도 H5N1형이 확인됐습니다. 국내 포유류 감염은 지난해 3월 이후 두 번째입니다. 다행히 발견자와 수거 인력은 잠복기가 지나도록 증상이 없었고, 국내 인체감염 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반대로 미국에서는 2024년 이후 70명 넘는 환자가 나와 2명이 숨졌습니다. 철새 이동은 2월까지 이어지는 만큼, 농가 한 곳의 방역 실패가 지역 축산업 전체의 피해로 번지지 않도록 두세 달간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운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