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 구제, 중앙의 재검토와 지방의 실험 동시에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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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16일 오전 11:47

발행: 2025년 12월 16일 오전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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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 구제를 위해 국가 차원의 '선구제 후회수' 제도 재검토와 대구 북구의 피해자 지원 조례 제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앙 정부는 피해자에게 국가가 먼저 보증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다시 검토 중이지만, 재정 부담과 형평성 논란으로 실행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한편, 대구 북구는 조례를 통해 구체적인 지원 내용과 구청장의 즉각 개입권을 규정하며 실질적인 지원에 나섰습니다. 포괄적 국가 구제와 실험적 지방 지원이라는 엇갈린 행보 속에서 효과적인 해법 모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끝나지 않는 전세사기의 고통

전세사기 피해 구제를 놓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는 과거 거부됐던 '선구제 후회수' 제도의 재검토가 본격화됐고, 대구 북구에서는 피해자 지원을 위한 조례가 마련되며 실질적인 지원에 나섰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피해 규모가 3만 5천 명을 넘어서며 사회 문제로 확산된 데 따른 것입니다. 그러나 국가가 직접 나서 피해 금액을 먼저 보전하는 방안은 재정 부담과 형평성 논란으로 실행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다시 주목받는 '선구제 후회수' 제도

국토교통부 산하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가 인정한 피해자 수는 3만 5천264명에 달합니다. 피해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선구제 후회수' 방안 재검토를 직접 지시했습니다. 이 방안은 국가(주택도시보증공사, HUG 등)가 피해자로부터 임차보증금 반환채권을 매입해 먼저 보증금을 지급하고, 이후 가해자 소유의 주택을 매각해 자금을 회수하는 구조입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정책이기도 해 정치적 관심이 다시 집중되는 배경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쉽게 실행되기 어려운 난제를 안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재원입니다. 선구제에 사용될 주택도시기금은 임대주택 공급, 신생아 대출 등 다른 중요한 주거 정책에도 쓰이는 공적 자금입니다. 따라서 전세사기 피해 보전에 이 기금을 쓸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합니다. 또 한 가지는 회수의 실패 가능성입니다. HUG의 채권 회수율이 100%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적 기금을 투입한 후 회수가 제대로 안 되면 납세자 부담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방에서 시작된 실질적 지원의 움직임

중앙 정부가 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동안, 지방 자치단체는 조례 제정을 통해 즉각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구 북구의회는 최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조례를 통과시켰습니다. 이 조례는 단순한 원칙 선언을 넘어 법률 및 심리 상담 지원, 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와 이사비 지원, 심지어 월세와 대출이자 지원까지 포함하는 실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구청장에게 '즉각 개입권'을 부여한 것입니다.

북구는 침산동 빌라 전세사기 사건을 계기로, 임대인이 잠적하거나 구속되어 관리가 중단된 피해 건물에 대해 구청장이 안전 점검과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을 신설했습니다. 오영준 북구의원은 이 조례가 복합적인 피해 상황에 대비해 구청장이 예산을 투입하고 보호 대책을 가동할 수 있는 '입법적 방파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북구의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 건수는 28건으로, 대구시 전체의 약 8%를 차지합니다.

엇갈린 행보,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국가의 포괄적 구제 제도와 지방의 실험적 지원 조치는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만 그 접근법은 뚜렷이 대비됩니다. 중앙의 '선구제 후회수'는 피해자 전수 구제라는 원칙적 해법을 추구하지만, 재정과 운영의 벽에 부딪혀 있습니다. 반면 지방의 조례는 한정된 예산과 권한 내에서 가능한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핵심 쟁점은 '누가, 얼마나 부담해야 하는가'입니다. 국가가 전면에 나서면 재정 부담과 다른 분야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지방 정부에만 맡기면 지원 규모와 범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선구제가 도입되더라도 피해액 전부를 보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회수 실패 시 제도 자체가 새로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전세사기는 단순한 부동산 문제를 넘어 주거라는 기본적 권리를 위협하고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사안입니다. 중앙의 제도 재검토와 지방의 조례 제정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현상은 문제의 심각성을 반증하면서도, 해법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병행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효과적인 피해 구제를 위해서는 국가의 포괄적 안전망과 지방의 신속한 현장 대응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