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읽어봤다"는 한마디에 꼬리무는 책임론
이재명 대통령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읽어보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를 두고 "짬뽕을 곱빼기로 시켜 국물까지 다 마시고 무엇을 먹었는지 묻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발언이 앞뒤가 맞지 않는 책임 회피이자 역대급 망언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들은 언론 기사 문장 부호까지 살피는 대통령이 정작 국가 전체를 뒤흔든 법안은 읽지 않았다는 게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개정안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와 공소청 및 중수청 출범을 골자로 합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취지로 추진되었지만, 통과 과정과 내용을 두고 여전히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 대표는 60%가 넘는 국민이 반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대통령이 법조문을 보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삼풍백화점에 비유된 사법 체계
개혁신당과 법학계는 이번 개정이 단순한 검찰 개혁을 넘어 형사소송 체계 전체의 붕괴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근우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은 개정안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에 비유하며, 시스템의 핵심 기둥인 검사의 역할을 제거함으로써 형사사법 체계의 붕괴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보완수사권은 경찰의 첫 판단을 다시 확인하고 증거를 보완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습니다. 특히 재산범죄처럼 고도의 법리 해석이 필요한 분야에서 피해자 보호의 마지막 안전판 역할을 해왔는데요. 이 권한이 사라지면서 기능적 공백이 발생하고, 일반 피해자들의 권익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이창현 교수는 이번 개정이 아파트 자치 규약 수준의 졸속 입법이라며 모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검찰 개혁인가, 권력 재편인가
물론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직접수사의 우회 통로로 남용되었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번 개정안이 검사의 수사 금지 예외를 특검에만 두고 있다며, 이는 특정 세력이 원하는 수사에만 검사 권한을 빌려 쓰는 구조로서 사실상 검사 독점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준석 대표 역시 중수청과 공소청의 직제 설정이 뒤늦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준비 부족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정성호 의원 수사와 관련해 검찰 내부에서도 "할 만큼 했다"는 옹호론과 "면피하려 한다"는 비판론이 엇갈리는 등, 수사 기관의 역할과 성과에 대한 시각차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창현 교수는 헌법과 공소청법에 비추어 볼 때 검사는 여전히 수사기관인데, 개정안이 이를 부정하려 하면 법적 모순이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법안 하나를 넘어, 우리 사법 시스템의 근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개정안의 실효성과 후폭풍을 지켜보며 보완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