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 아픈 재정 빨대" 발언의 파장
2026년 10월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소방 예산을 두고 "가장 골치 아픈 재정 빨대"라고 표현했습니다. 2027년 소방 인건비 1조 1000억 원과 사업비 5000억 원을 합쳐 1조 7000억 원이 나간다는 수치를 제시하면서 나온 말인데요. 발언 직후인 14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가 성명을 내고 즉각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노조의 반발은 거셌습니다. 재난 현장에서 헌신하는 소방관들을 예산 낭비 요인으로 치부했다는 겁니다. 7만 소방공무원이 충격과 참담함을 느꼈다고 밝혔는데요. 소방관의 명예를 훼손한 '망언'이라는 게 노조의 판단입니다.
왜 이런 발언이 나왔나
경기도는 발언 취지를 따로 해명했습니다. 소방공무원이 2020년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인건비와 사업비 상당 부분은 여전히 지자체가 부담하고, 국고 지원 비율은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적 모순을 지적하려 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소방 재정 분담 문제는 오래된 숙제입니다. 2011년과 2014년에도 소방안전교부세 특례 일몰 논란이 반복됐고,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예산 분담 방식은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노조는 문제의 본질이 다른 곳에 있다고 봅니다. 불완전한 재정 구조가 문제라면 도지사가 정부에 국비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게 맞는데, 오히려 소방 조직에 책임을 전가했다는 지적입니다. 반대로 경기도 입장에서는 재정 압박이 커질수록 공공 안전 서비스의 질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됩니다.
겹쳐진 재정 논란
이번 사안은 같은 시기 진행된 경기도 국정감사의 다른 쟁점들과도 맞물립니다. 경기도는 세수의 51%를 취득세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세입 구조를 안고 있고, 법인세 일부를 지방법인세로 전환하거나 지방소비세율을 25.3%에서 40.3%로 올리는 세제개편안을 추진 중인데 국회 통과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여기에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비판과 여당 내부의 비판까지 겹치면서 추 지사를 둘러싼 정치적 부담도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결국 남은 과제는 소방 재원 분담 방식을 어떻게 손볼지입니다. 국고 지원 비율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지자체와 소방노조의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기도와 중앙정부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